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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리프와 함께 경험한 '일본의 도로와 교통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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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리프와 함께 경험한 '일본의 도로와 교통 환경'

입력
2018.11.0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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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동안 일본의 도로에서 여러 모습을 보았다.
2박 3일 동안 일본의 도로에서 여러 모습을 보았다.

정말 급작스럽게 일본으로 떠났다.

평소라고 한다면 못해도 3~4개월 전에 모든 일정을 정리한 후 동선이나 취재 일정까지도 모두 잡아 놓고 비행기에 오를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이번 일정은 너무나 급작스러웠다.

항공권과 숙박 또한 일주일 정도의 여유만이 있는 상태에서 '서둘러' 결제할 정도였다. 게다가 출발 당일까지도 국내에서의 일정 때문에 전날 은행에서 '수수료 대우' 다 받아 환전한 엔화까지도 키보드 옆에 가지런히 두고 갔을 정도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박 3일 동안 둘러보고 싶은 것, 취재하고자 하는 것들을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는 정말 시간을 쪼개서 다녀야 했을 정도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닛산 헤드쿼터 측의 지원 덕분에 올 뉴 리프를 일정 동안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올 뉴 리프는 일본 내에서 400km의 주행 거리를 인증 받았고(JC08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는 270~300km 수준의 주행 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2박 3일의 일정 동안 '주차를 위한 충전'을 제외하고는 주행 거리의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2박 3일 동안의 짧은 일정 속에서 올 뉴 리프와 함께 느낀 일본의 도로와 그 문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50km/h의 제한속도가 만드는 여유

일본의 도심 도로의 제한속도가 50km/h로 우리의 60km/h와 비교한다면 10km/h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도 제한속도를 50km/h로 낮추는 정책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차이는 무엇일까? 사실 50km/h와 60km/h의 주행 속도는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여유'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는데 있어 심리적인 여유가 한층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에서의 보행자 및 자전거의 급작스러운 등장에도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올 뉴 리프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50km/h라는 속도가 머리 속에 자리 잡은 후에는 '에코 모드'만으로도 도시를 다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혹 도로의 흐름을 방해한 건 아니냐'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되려 '제일 빠른 발진'은 바로 올 뉴 리프의 몫이었다.

철저한 신호등의 분업

일본의 신호등을 살펴보면 한국과 같은 3개의 램프를 활용한 신호등이 주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신호등은 '초록불'이 복수로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보다 명확한 신호 지시를 위한 것으로 직진, 좌회전, 우회전을 모두 개별적으로 지시하는 것과 '동시 신호'로 지시하는 방식을 분리한 것으로 운전자들에게 더욱 정확한 주행이 가능한 배경이 된다.

개인적으로 이 방식은 무척 인상적이고 국내 도입도 긍정적인 방식이라 생각되었다.

깨끗한 트럭과 버스들

일본에서의 주행이 이어지며 인상적인 점은 바로 트럭과 버스 등과 같은 대형의 상용차량들이 무척 청결히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트럭, 버스 등의 차량들이 '번호판 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오염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도로, 즉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 등에서 만난 트럭과 버스들은 모두 청결해 차체에 부착된 데칼은 물론 번호판 등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국내에서도 하루 빨리 정착되었으면 한다.

조금씩 달라지는 택시들

일본의 택시를 떠올려 보면 몇가지 특징이 있다. '조금만 타도 10만원', '택시 기사의 전문적인 직업자의 자세', '클래식한 차량' 등이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 특히 도쿄를 중심으로 택시가 다양하게 변화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속칭 '재팬 택시'라는 이름을 부여 받은 토요타의 택시 모델이 그 주인공이다. 미니밴 스타일로 제작된 재팬 택시는 2열 공간의 넉넉한 헤드룸과적재 공간을 갖췄다. 게다가 미니밴임에도 낮은 지상 덕에 탑승의 편의성 또한 갖춘 차량이다. 흔히 '블랙캡'이라 불리는 영국의 택시를 따라한 것 같은 외형이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다만 여러 부정적인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상황이라 정말 '이대로 도쿄 올림픽이 잘 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은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정말 비싼 고속도로의 통행료

이번 일정에서는 고속도로를 딱 두 번 활용했다.

그리고 그 두 번은 모두 닛산 헤드쿼터의 아키야마 토모유키 담당과 함께 '닛산 헤리티지 콜렉션'이 위치한 '닛산 자마 공장'을 오가는 길에 있었다. 그 외의 일정에서는 모두 내비게이션의 안내 설정을 '무료 도로'로 전환해서 사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친절하고 또 한국어도 능숙했던 아키야마 토모유키 담당의 건넨 ETC(우리의 하이패스와 같은 개념) 카드 덕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정말 가공할 정도로 높은 통행료에 도저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통행료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모르겠지만 고속도로와 일반 무료 도로에서의 차이가 아주 큰 것이 아니라면 부디 '무료 도로' 이용을 권하고 싶은 마음이다.

점점 사라지는 JDM

10대, 그리고 20대 초반까지도 JDM(일본 내수 차량)을 참 좋아했다.

특히 90년대 일본 스포츠카의 과열 경쟁 속에서 등장했던 차량들에게는 어쩌면 경외심까지 갖고 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일본에서도 그런 JDM를 찾아보긴 어렵다.

일본 스포츠카의 황금기도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두 대 정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로우라이더처럼 다듬은 차체에 거대한 리어 윙 스포일러를 장착한 가도레이서* 차량 한 대 뿐이었다. 참고로 위 사진은 최신의 마쯔다 MX-5로 레이스카처럼 꾸며놓은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과장된 스플리터가 탑재된 전면 범퍼를 중심으로 '고성능 레이스카처럼 꾸민 듯한' 튜닝카를 지칭한다.

젊은이들의 이목을 끄는 마쯔다

일본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토요타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그 뒤를 닛산과 혼다가 따르고 있다. 그리고 스즈키, 스바루, 이스즈, 마쯔다 등의 군소 브랜드들이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마쯔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로터리 엔진에 대한 특별함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중적인 브랜드인 만큼 차량 자체로는 그렇게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는 아니다. 최근 젊고 세련된 감성을 앞세운 차량들과 스카이액티브 테크놀로지 등을 앞세우며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승용 차량들도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예전에는 본사가 위치하고 전후의 아픔을 함께 나눈 히로시마 등에서의 판매가 많았지만 CX-3와 CX-5는 물론이고 데미오 등이 일본 전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범법행위들

일본 사람들 그리고 나아가 일본의 운전자들이 법규를 잘 지킬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거 아니다. 2박 3일 동안 '일본 사람들 진짜 법규 잘 안지키네..'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한 게 사실이었다. 오다이바 인근은 물론이고 정말 많은 곳에서 '불법주차'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신호등에 대한 준수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지만 '신호등을 제외한 법규'는 쉽게 침범하는 모습이다.  우회전이 안되는 길에서는 좌회전을 하는 척하다 횡단보도를 가로 질러 반대편 차선으로 가 신호를 대기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주변 차량이 없는 걸 보고는 불법 유턴을 하는 차량 등 정말 많은 '불법 행위'를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일본에서 만났던 아키야마 토모유키 담당은 물론이고 일본 현지에서 생활 중인 지인 또한 '일본 운전자들이 법규를 잘 지키지 않는다'에 동의했다.

생각보다 넓은 차선들

마지막으로 차선이 꽤 넓다는 걸 느꼈다.모든 차선이 그런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차선 자체를 넓게 그린 도로가 많았다. 지인의 이야기로는 자전거 및 모터사이클의 이동, 그리고 상용차량들의 화물 적재 및 하차 등을 위해 그런 것 같다는 이야기만을 들었다.

해당 부분은 추후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실제 우의 사진은 이케가미 인근의 도로였는데 두 차선으로 운영해도 될 것 같은 단일 차선이 무척 인상적이엇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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