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청산 의지 따른 것”
군사안보지원사(안보지원사)가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시절 써왔던 서울 각지의 공관들을 국방부에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기무사가 안보지원사로 해편(解編)된 데 따른 일종의 과거사 정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안보지원사는 최근 서울 서소문에 있는 기무사 별관(지상 4층)과 청운동 사령관 공관(지상 3층, 지하 1층), 용산 국방부 청사 후문 인근의 옛 범진사 건물(지상 4층) 등을 국방부에 반납했다. 이들 대부분은 기무사 이전인 국군보안사령부 시절 건립했거나 매입했던 건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준공된 서소문 별관의 경우 2층에 사령관 집무실이 있고, 나머지 층은 사단법인 충호안보연합, 보안연구소가 사용해왔다. 2008년 기무사 청사가 경복궁 근처에서 경기 과천으로 이전한 뒤 기무사령관들은 과천의 사령부와 더불어 이 건물에서 업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소문 별관이 사라지며, 안보지원사는 국방부 청사 내 국방부 지원부대(800부대)에 소규모 사무실을 마련했다. 업무 차 서울에 온 사령관은 이 공간에서 업무를 보게 된다.
1982년 보안사가 매입한 청운동 사령관 공관은 기무사령관들이 재임 시절 거주했던 곳이다. 또 국방부 후문 인근의 범진사 건물은 서울지구 기무부대가 사용해온 건물이다. 서울 지역 군부대에 대한 방첩 업무와 장교들의 신원조사를 이 곳에서 해왔다. 출판사를 떠올리게 하는 범진사 간판이 정문에 붙어있어 기무사 특유의 비밀주의와 권위주의의 상징처럼 인식돼 왔다.
아울러 안보지원사는 과천 청사 본관 앞 탑을 철거하고, 탑 좌ㆍ우 측의 호랑이 상은 인근 잔디밭으로 옮겼다. 최근 안보지원사가 호랑이에서 솔개로 상징 동물을 바꾼 데 따른 조치다. 군 관계자는 “과거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안보지원사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의지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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