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장교 후손이 보존해 오다 최근 육사에 기증
바지 멜빵과 코트까지 포함된 ‘완전체’ 형태의 대한제국 시절 신식 군대 장교 군복 한 벌이 처음 공개됐다.
육군은 육군사관학교가 대한제국 장교의 후손으로부터 기증 받은 대한제국 군복을 4일 공개했다. 대한제국 시절 우리 군대의 군복이 온전한 한 벌 상태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대한제국 장교 군복은 예모(모자)와 외투(코트), 상복ㆍ바지로 이뤄졌다. 여기에 천으로 된 바지 멜빵과 가죽 소재의 도대(칼집이 달린 허리띠)까지, 보존되고 있던 군복은 사실상 완전한 한 세트였다.
이 유물을 감정한 이경미 한경대 의상학과 교수는 “1900년 7월에 개정된 ‘대한제국 육군장졸복장규정’에 의해 1900년 이후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트를 이루고 있는 것은 희귀한데 사용자를 명확히 알 수 있고 완전히 보존돼 왔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 군복은 대한제국 장교였던 황석(1849~1938) 선생의 후손이 최근 육사에 기증하며 다시 빛을 보게 됐다. 황 선생은 대한제국 육군 진위대의 부위(현재의 중위급)와 강릉재무서장을 지냈다.
군복과 함께 황 선생의 영정도 공개됐다. 이 영정은 고종의 어진을 그린 화가인 석지 채용신(1848~1941)의 작품이다. 이원복 부산박물관장은 “채용신의 그림이 절정을 달리던 1910~1920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얼굴 표정의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육군박물관은 군복ㆍ영정을 비롯해 임명장과 봉급 증서 등 황 선생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은 80점의 유물과 유품을 18일까지 특별전시 하고 내년에는 상설전을 열 계획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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