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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첫 소방열차 도입, 고속철 굴기에 안전 더했다

입력
2018.11.04 16:00
수정
2018.11.04 20: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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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고속철도 중 66% 차지

AI 등 최첨단 기술 곳곳에 접목

화재 등 사고에도 대비수단 생겨

지난 1월 중국 고속철 화재사고 당시 화재 진압 모습. 웨이보 캡처
지난 1월 중국 고속철 화재사고 당시 화재 진압 모습. 웨이보 캡처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철도 강국’이다. 지난해 말 현재 철도 총연장이 12만7,000㎞가 넘는다.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계기로 뒤늦게 뛰어든 고속철의 경우도 중국 전역에 깔린 시속 250㎞ 안팎의 고속철도 총 길이가 전 세계의 66%에 달하는 2만5,000㎞나 된다. 특히 고속철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첨단 기술이 곳곳에 접목돼 있다. 이 때문에 ‘고속철 굴기’가 개혁ㆍ개방 이후 40년간의 중국 기술 발전을 상징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속철도를 포함한 중국의 철도망은 산간 오지나 고산지대 등을 지나는 노선이 상당히 많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연결하는 643㎞인 시청(西成) 고속철도 구간이 대표적이다. 중국 중서부 지역을 남북으로 가르는 평균 해발고도 2,000~3,000m의 친링(秦嶺)산맥을 관통하다 보니 총 길이가 127㎞인 48개의 교량을 놓아야 했고, 10㎞가 넘는 터널 7개를 포함해 34개의 터널(총 길이 189㎞)을 뚫어야 했다.

이렇다 보니 철도 노선에서 화재를 비롯해 사고가 나면 대규모 인명 피해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 1월 말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출발해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로 향하던 G281호 고속철 객차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1,000여명이 긴급히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근처에 역이 있어 비상정차를 했는데 처음 불이 났던 객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타버렸다. 산간 오지나 터널을 달리던 중이었다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당시 중국에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까지 나서 철도 안전 대책을 촉구했고,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안전 문제를 등한시한 채 속도를 내는 데에만 매몰됐던 것 아니냐는 비난이 들끓었다. 베이징의 유력지 신경보는 철도 교통망이 비교적 잘 구축돼 있으면서 눈이 많이 내리고 고산지역이 많은 미국이나 러시아, 유럽 일부 국가에서처럼 소방 열차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최초의 소방열차 모습. CRC 웨이보 계정 캡처
중국 최초의 소방열차 모습. CRC 웨이보 계정 캡처

그 후 9개월이 지난 지난 10월 중국에 처음으로 소방 열차가 등장했다. 중국철로총공사(CRC)의 공식 웨이보 계정에 따르면 ‘궤도교통응급종합차’라는 이름의 이 소방열차는 기존 X4K형 무개화차를 개조해 시속 120㎞까지 달릴 수 있으며, 소화장비 수송용 컨테이너와 화재 진압을 위한 물을 공급하는 2개의 탱크 컨테이너, 조명시스템과 경보기 등을 탑재했다. 소화액의 분사 거리가 500m에 달해 터널이나 교량 등지에서도 화재 진압이 용이하다는 게 CRC 측의 설명이다. CRC는 각 지방정부의 협조를 받아 2020년까지 소방 열차를 최소 100대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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