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89. 6개월령 길냥이 남매 하로ㆍ두로

올해 4월말 어미 고양이와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를 돌보던 캣맘은 끔찍한 일을 겪었습니다. 새벽녘 고양이들 소리가 들렸지만 그냥 흔한 고양이들의 싸움일 거라 생각하고, 베란다 창문을 두드렸고 이내 잠잠해져 다시 잠을 청했는데요. 새벽 6시30분쯤 밖으로 나가보니 새끼 다섯 마리 중 두 마리의 사체를 발견했습니다. 신체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됐기 때문에 사고가 아닌 학대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캣맘을 따르던 어미 고양이도 그 이후로 보이지 않고, 결국 나머지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집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양이 분유를 사와서 몇 시간 마다 먹였지만 역부족이었고, 어렵게 수유를 해줄 수 있는 어미 고양이가 있는 임시보호가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세 마리 중 덩치가 가장 작고 약했던 한 마리는 저체온증으로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그렇게 두 마리인 하로(암컷ㆍ6개월)와 두로(수컷ㆍ6개월)가 살아 남았습니다.

남매 냥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잘 지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임보처에서 구조한 다른 고양이와 반려 고양이들도 많기 때문에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두로는 고양이 감기인 허피스를 앓았지만 잘 이겨냈고 두로와 하로 모두 지금은 건강합니다. 하로는 구조 당시에도 빽빽 울면서 소리를 내서 자신들의 위치를 인간에게 알릴 만큼 생명력 넘칩니다. 아마 하로가 구조를 요청하지 않았다면 캣맘에게 발견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로는 잘 먹고 잘 노는 씩씩한 소녀냥이로 성장했습니다.

냥이들을 구조한 캣맘은 나이든 어머니를 모시고, 나이든 개와 살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 남매 고양이들을 입양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구조자는 남매 냥이가 워낙 사이가 좋아 이왕이면 같이 입양을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지만 행복한 가정만 만날 수 있다면 따로 입양을 보내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추운 겨울이 다가옵니다. 더 이상 임보처에서도 머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 새 집사를 찾지 못하면 어렵게 살아남은 냥이들이 갈 곳이 없어집니다. 가족을 잃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남매 냥이와 평생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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