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노모토 야스타카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추천메뉴부터 주의사항까지
깨알 정보와 문화 차이도 소개
“30여년간 도쿄에 살면서 내가 즐긴 86곳의 음식점입니다.”
2일 서울 연남동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만난 에노모토 야스타카(36)의 장담이다. 일본 여행 혹은 출장 길에 뭘 먹을까 인스타그램 좀 뒤적여본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알 수도 있다. 그의 계정 구독자 1만3,000명 중 95%가 한국인이다. 음식 사진은 기본, 가게이름과 추천메뉴, 특징, 가격, 주의사항, 영업시간, 위치, 평균 대기시간까지 모든 정보를 한국어로 써놨다. 이 정보를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란 책으로 묶어냈다.
단순 맛집 소개만 아니다. 문화 차이도 있다. 일본식 덮밥 돈부리만 해도 일본인은 고기, 밥, 양념을 따로 먹지만 한국인은 한데 섞어먹는다. 에노모토는 “한국인은 고기와 양념이 고루 섞인 균일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일본인에게 돈부리는 일종의 패스트푸드라서 각각의 맛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초밥도 그렇다. 일본인은 손으로, 한국인은 젓가락으로 든다. 일본인은 밥그릇을 들고, 한국인은 숟가락으로 퍼먹는다. 닭도 한국인은 통째로 넣어 삼계탕을 하지만, 일본인은 살만 발라내 끓인다. 에노모토는 그것을 ‘이동감(異同感)’, 다르면서 같은 느낌이라 설명했다.
6년 전 한국어를 배우려 한국에 왔다가 한국 음식, 문화에 빠졌다. 한국인 친구가 꼽은 맛집을 찾아 다녔다. 그가 좋아하는 건 ‘곱창전골’. 에노모토는 “일본에도 비슷한 요리가 있지만, 한국처럼 부추와 마늘, 다대기 등을 입맛대로 넣어 먹는 식사법에 반했다”면서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 기운을 북돋아주는 요리”라 극찬했다.
거기서 시작됐다. 삼겹살, 보쌈처럼 한국인이 즐겨 먹는 맛있는 음식이 관광책자 안내에 빠져 있듯, 외국 맛집 또한 마찬가지였다. 일본으로 돌아간 뒤 진짜 도쿄 맛집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입맛, 취향까지 고려해 가게를 선정했다. 한국어 공부 겸 인스타그램을 활용했는데 이게 열띤 호응을 불러왔다.
그래서 이 책은 오로지 한국인만을 위한 것이다. 에노모토의 바람은 간단했다. “조금이라도 두 나라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에노모토 야스타카 지음
휴머니스트 발행ㆍ337쪽ㆍ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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