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유 거래 계속” 대미 강경 고수
업체는 “프로젝트서 손떼” 관망 돌아서
러시아가 5일 미국의 이란 제재 시행을 앞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미국의 조치에 아랑곳없이 이란과 원유 거래를 지속하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반면, 정유업체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며 한발 물러나 관망으로 돌아섰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을 비롯해 파트너들과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찾아야 한다”며 “(제재가 발표되는) 다음주에도 이란과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해 제3국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데, 2014년 양국이 맺은 협정은 현재 거래되고 있는 물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노바크 장관은 “거래량 변경을 결정하기 전에 제재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자루베즈네프트는 이란 석유공사와 진행 중인 광구 2곳의 개발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두 회사의 계약에 따라 매일 최대 4만8,000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왔는데, 지난 10년간 총량은 6,700만 배럴에 달한다. 투자규모가 6억7,400만달러(약 7,500억원)를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회사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에서의 모든 사업을 접고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를 앞두고 하루 평균 250만 배럴에 달하던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10월 170만 배럴로 급감했다. 미국은 국가나 업체가 이란과 석유를 거래할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방식을 적용해 제재할 방침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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