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숙원으로 3년 가까이 논의됐던 국립한국문학관이 서울 은평구 북한산 자락에 자리하게 됐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최종 회의에서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로 은평구 옛 기자촌(진관동) 터를 결정했다. 문체부를 이를 다음주 초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은평구 기자촌은 1960년대 정부가 한국기자협회 소속 무주택 기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조성한 곳이다. 기자 출신 문인들이 이곳에서 많이 생활해 문학과 인연이 닿는 곳이다. 2006년 은평뉴타운 개발과 함께 옛 모습은 사라지고 현재는 지명만 남았다. 문학관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대표 발의해 2016년 2월 제정된 문학진흥법에 따라 만들어진다. 정부가 예산 600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문학관 최종 후보지에는 기자촌과 함께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경기 파주 출판도시, 파주 헤이리 문화예술마을이 올랐다.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는 유서 깊은 문화재 건물이라 문화재계와 미술공예계가 반대하고, 문학과 수장고 부지가 없다는 점이 후보지 결정에 영향을 줬다. 파주 출판도시와 헤이리 문화예술마을은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멀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에 문학관을 짓기로 잠정 결정했으나 건축허가권을 지닌 서울시가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문체부는 2016년 문학관 부지 공모에 나섰으나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심해지자 공모 절차를 중단했다. 용산 건립이 서울시에 막힌 후 지난 5월 소설가협회와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수장이 참여하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0여 차례 회의를 하며 부지를 검토해왔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