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 한국시리즈 1차전을 목전에 둔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두산은 이날 수비 훈련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투수들도 타자들을 세워놓고 라이브 피칭을 하기 보다는, 번트 및 스퀴즈 대비 훈련을 하며 혹시라도 나올 실책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마운드에서 장원준(33)의 구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올 시즌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고, 후반기에는 불펜 투수로도 출전했다. 이런 장원준의 구위가 최근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 미야자키 독립리그, 자체 청백전에서 무실점 행진 중이다. 권명철 투수코치는 “(장원준의) 공이 최고 144~145㎞까지 올라왔고, 공 회전력이 늘어나면서 볼 끝도 눈에 띌 정도로 좋아졌다”면서 “무엇보다 최근 자신감을 많이 회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을 1~3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했다. 모두 우완 선발들인데, 가을 야구 베테랑이자 좌완 장원준까지 허리에서 든든하게 받쳐준다면 더 바랄 나위 없는 투수력을 갖추게 된다. 장원준은 “그간 좋지 않았던 허리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구위가 많이 좋아졌는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개인 첫 한국시리즈에 등판하는 린드블럼(31)은 “1선발로 뛸 수 있어 매우 기분 좋다”면서 가을 야구를 한껏 즐길 태세다. 그는 “최근 몸상태나 팔 상태가 최상”이라며 “특별할 것 없이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던진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SK와 넥센 누가 올라왔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누가 올라오든 개의치 않을 만큼 준비돼 있다”면서 “타석의 선수에게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로테이션에 맞춰 지난 1일 80여 개의 불펜 피칭을 한데 이어 이날도 36개의 공을 뿌리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타선도 한국시리즈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 중이다. 특히 올 시즌 홈런왕 김재환(30)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8타수 4안타 4볼넷으로 컨디션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중심타선의 또 다른 축인 양의지는 4경기 11타수 1안타로 다소 타격감이 떨어진 상태다.
최근 팀 분위기에 대해 주장 오재원(33)은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긴 하지만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석패한 데 대해서도 “당시엔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기 싸움에서 다소 밀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다소 여유 있게 기다리면서 마음이 편하다”면서 “후배들에게도 마음 편하게 부담 없이 경기를 하자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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