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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美中 무역전쟁, 돌연 유화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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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美中 무역전쟁, 돌연 유화무드

입력
2018.11.02 17:03
수정
2018.11.02 22: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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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과 전격 통화 후

내각에 무역합의 초안 작성 지시

G20 양국 정상회담 때 합의 기대

커들로 “시 주석 상하이 연설에

‘작은 화해’ 들어있을 수도” 전망

지식재산권ㆍ환율 문제 등 쟁점 변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극단으로 치닫는 듯하던 미중 ‘무역전쟁’이 1일 이뤄진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 이후 타결 분위기로 급선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련 부처에 무역합의안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연일 이어오던 대미 비난을 멈췄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문제와 환율 논란 등 쟁점현안에 대한 이견이 쉽게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은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문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한 초안 작성을 핵심 장관들에게 지시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중 양국은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고 의제를 조율해왔다.

미국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통화 이후 중국과의 합의가 가능한 조항들에 대한 초안 작성이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통화 후 트위터를 통해 “무역에 중점을 두고 많은 주제에 관해 매우 길고 좋은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또 선거유세 과정에서도 “그들(중국)은 협상 타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미 경제무역의 본질은 호혜와 공영에 있다”면서 “한동안 중미 양측이 경제ㆍ무역분야에서 갈등을 보였지만 이는 중국이 원하지 않는 바이며 양측은 협력을 통해 난제 해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앞서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한 행사장에서 “시 주석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무역 콘퍼런스에서 연설한다”면서 “거기에 ‘작은 화해’가 들어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만족할 만한 합의를 얻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일부 관세를 철회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오는 5~10일 상하이에서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를 개최하며 시 주석은 개막 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개혁ㆍ개방 확대를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주요 관영매체들도 대미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지난달 4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중국 비판 이후 9일 연속 비판논평을 게재했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미국에 대한 비판 기사를 한 건도 싣지 않았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 유대교 예배당 총기난사 사건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소재를 삼았던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도 비판 논평을 게재하지 않았다.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강경한 요구 수준을 낮출 것인지 분명치 않다”면서 “지재권 절도 문제가 최대 난제”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는 중국을 미국의 경제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국가로 지목하면서 중국의 산업정보 수집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수사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중 간 무역전쟁의 타결은 모두가 반길 일이며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별다른 사정 변화가 없는데도 기류가 급변한 건 미국 중간선거 등 정치적 이유도 커 보인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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