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최근 주가 하락은 대외 리스크 증대에 따른 세계 증시의 공통 현상이었지만 하락 폭이 주요국보다 크고 외국인 자금 유출 폭이 컸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불안 당시와 연관 지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10월 한달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4%, 21.1% 하락하고 두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는 4조6,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증시 하락은 과거 발생했던 금융불안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게 이 총재의 입장이다. 그는 “과거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 환율과 시장금리도 동반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주가 하락에도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환율 변동성도 제한적인 수준이었다”며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10월 들어 금융기관 외화 유동성 사정과 차입 여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중순 이후에는 외국인 채권자금도 다시 유입되는 것으로 모니터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다 경계감을 갖고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와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시장 안정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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