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문제 거론 친박계 비판… “서로 조심을” 전면전 확대 자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근거 없는 얘기로 당내 불협화음을 만들어 비대위나 비대위원장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날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일부 친박 의원들이 비대위를 겨냥한 비판 발언을 내놓으면서 계파 갈등이 재발할 조짐을 보이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제가 당내 화합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비대위원장이나 사무총장에게 비대위 활동에 대해 묻거나 알아보지도 않고 ‘비대위가 하는 일이 없다’는 식의 비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비대위를 비난하는 어떤 분들도 만나자고 한다면 제가 언제든지 찾아가 얘기를 듣겠다”며 “그러나 비대위에 대해 근거 없이, 그것도 비대위가 아니라 국민을 향해 비판한다면 그냥 덮고 지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당내에서 비대위를 향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직접적인 대응을 피해 왔다. 계파 갈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비대위가 자칫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비대위의 존재감이 없다’는 혹평이 나올 때는 반박도 하고 싶었지만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어 보여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 자제했다”고 했다.
그러나 전날 연석회의에서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이 “당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탄핵에 앞장선 사람들이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백서’를 만들자고 요구하는 등 불협화음이 불거지자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반영하듯 김용태 사무총장은 “우리는 비대위 전으로, 지방선거 전으로, 탄핵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을 측면 지원했다. 최병길 비대위원도 “감정에 의한 대립과 분열은 사라져야 한다”며 “12월 초중순까지 계파 해체를 위한 무박 2일 워크숍을 갖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내놓은 ‘작심 발언’이 지도부와 친박 간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데 대해서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전날 제기된 비판 등) 그런 정도의 이야기를 소화할 정도의 체력은 이제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하면서도 “국민 우려를 자아내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서로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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