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원희룡 제주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경찰청은 6ㆍ13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원 지사를 입건하고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 5월 24일 제주관광대학교에서 대학생 300~500명을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공약에 대해 발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지사는 수사과정에서 이미 청년공약이 발표됐고, 즉석 연설이 이뤄진 것으로 고의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연설 장면이 촬영된 영상 증거가 있고, 선관위도 공직선거운동 위반으로 판단해 서면 경고해 혐의가 입증된 것으로 판단했다.
원 지사는 또 같은달 23일에도 서귀포시 모 웨딩홀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해 약 15분가량 음향장비를 이용해 청년 일자리 등 공약을 발표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웨딩홀 모임 당시 원 지사의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도 증거로 확보된 상태다.
경찰은 원 지사의 뇌물수수와 허위사실공표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 결정을 내렸다.
원 지사는 2014년 8월 1일 골프장과 고급 주거시설이 있는 도내 모 시설 주민회로부터 특별회원권을 받은 의혹을 받았지만, 원 지사는 주민회의 회원권 제안을 거절했고, 실제 이용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관련 증거를 찾지 못했고, 주민회 대표도 원 지사가 시설을 이용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함에 따라 무혐의 처리했다. 다만 경찰은 주민회가 회원권을 제안한 사실은 인정해 특별회원권을 제안한 주민회 대표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의사표시죄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은 또 이같은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원 지사가 지난 5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경찰은 또 원 지사가 지난 5월 16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 개발사업과 관련 상대 후보와 전직 지사가 관여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사실적시가 아닌 견해 표명으로 판단해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이날 “지난 5월 23일과 24일 서귀포시와 제주관광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청년일자리 공약 등을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는 다툼이 없지만 사전선거운동인지 여부는 법적 다툼의 소지가 큰 사안”이라며 “더욱이 이 사안은 선관위에서도 당시 조사를 했고, 경고로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도민 여러분이 걱정을 하지 않도록 검찰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또한 도민들을 현혹하는 유언비어 및 가짜뉴스가 검찰 수사를 통해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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