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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反이민”... 트럼프 ‘불안ㆍ공포’ 중간선거 마지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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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反이민”... 트럼프 ‘불안ㆍ공포’ 중간선거 마지막 승부수

입력
2018.11.01 16:50
수정
2018.11.01 20:4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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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층 결집으로 승리 노려

출생시민권 폐기도 거듭 공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 백악관을 떠나면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 백악관을 떠나면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反)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전략으로 막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민 문제를 건드려 보수층을 결집시켜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공화당에 투표해야 불법 이민을 막고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입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반이민 이슈를 부각시키는 내용을 잇달아 올리면서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2014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카운티 소속 경찰관을 살해한 루이스 브라카몬테스의 법정 진술 영상과 함께 “민주당이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공화당에 투표하라”라는 글을 올렸다. 죄를 뉘우치지 않는 브라카몬테스의 모습이 담긴 영상에는 ‘불법 이민자, 루이스 브라카몬테스가 우리 국민을 죽인다! 민주당이 그를 미국으로 들였다. 민주당이 그를 이 곳에 머무르게 했다’는 자막이 나온다. 이는 이민자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자극, 반이민 정책을 내건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폐기도 거듭 공언했다. 출생 시민권 탓에 불법 이민자가 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고, 우리 국민들에게 매우 불공평한 출생 시민권은 어떻게 해서든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헌법 14조에 규정된 헌법적 권리이기 때문에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국의 관할권 내에 있는’ 이라는 문구 때문에 출생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에 많은 학자들이 동의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이유로 출생 시민권 폐지 방안에 반기를 든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에게는 불편한 기색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폴 라이언은 하원에서 다수를 지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는 출생 시민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라며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플로리다주 에스테로에서 열린 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해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에스테로=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플로리다주 에스테로에서 열린 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해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에스테로=AFP 연합뉴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출신 이민자들의 입국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최대 1만5,000명의 군인을 파견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치는 미 국방부가 기존에 발표했던 파견 인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 선거 지원 유세를 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NYT는 이에 대해 “1만5,000명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 규모와 맞먹는 수치”라며 “선거를 앞두고 관심을 끌려는 수작”이라고 꼬집었다.

‘반이민 호소’가 정치쇼라는 지적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정서를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복스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이슈를 선거에서 이기는 만능패로 여기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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