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새 흡착제 개발
국내 연구진이 전기를 거의 쓰지 않는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장종산 화학공정(CCP)연구단 올레핀분리팀장 연구진이 기존 흡착제보다 효율이 24% 향상된 새로운 냉난방용 흡착제를 만들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자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소개됐다.
흡착제가 쓰이는 흡착식 냉난방기는 기존 냉난방 장치와 달리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프레온 가스를 냉매로 쓰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냉난방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 냉난방기는 물과 흡착제 등으로 이뤄졌는데 폐열ㆍ태양열 등을 활용해 물이 수증기로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는 원리를 이용해 냉방 한다. 반대로 수증기가 물로 응축될 땐 열을 방출해 난방 기능도 할 수 있다. 흡착제는 물을 머금어 증발이 좀 더 쉽게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촉진제다. 이전까지 개발된 흡착제는 흡착제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흡착 용량이 적었다. 수분을 빨아들인 흡착제가 건조돼 다시 수분을 흡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데 150도 이상의 열이 필요해 에너지 효율도 떨어졌다.
연구진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함께 지르코늄을 활용, 3차원 골격구조를 가지면서 내부에 구멍이 많은 새로운 물질을 만들었다. 이 흡착제는 기존 실리카젤 흡착제보다 흡착용량이 2배 이상 크고, 70도 이하 온도에서도 쉽게 건조된다. 흡착식 냉난방기의 한계로 지적됐던 부분을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제올라이트 흡착제보다 흡착효율도 24% 높아졌다.
장 팀장은 “새로 개발된 흡착제가 흡착식 냉난방기에 적용되면 전기를 현재 에어컨의 5% 미만으로 쓸 수 있어 전기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전력 피크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태양열 또는 중저온 폐열을 활용하는 미래형 냉난방 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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