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남기정 등 ‘난감한 이웃 일본을 이해하는 여섯 가지 시선’
# 1. 2003년 방영된 텔레비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 수출되면서 일본에는 ‘욘사마’(주인공 배용준의 별칭) 열풍이 불었다. 이후 일본에서 ‘대장금’, ‘이산’, ‘주몽’ 등 다른 드라마도 방영됐다.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는 K팝으로 확장됐다. 가수 보아, 동방신기, 카라 등이 일본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 2.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당시 일본의 인터넷 게시판에 한국에 관한 불만이 올라왔다. 한국이 일본의 월드컵 단독개최권을 빼앗고 불공정한 경기를 펼쳤다는 주장이었다. 혐한은 점점 자라나 2011년 마침내 ‘노 모어 한류’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1차 시위 때 2,500명가량이던 참가자는 2차 시위 때 6,000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두 얼굴이다. 일상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친절한 행인에 감탄을 하다가도, 혐한 정서를 드러내는 상인을 만나 당혹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본은 대중문화를 함께 향유하는 친구일까, 혐한을 키워가는 무례한 이웃일까.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이 난감한 이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우리는 혼란스럽다.
난감한 이웃 일본을 이해하는 여섯 가지 시선
김효진·남기정 등 지음
위즈덤하우스 발행·288쪽·1만6,000원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의 진심을 들여다보기 위해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6명이 모였다. 오타쿠, 혐한, 뉴미디어, 19세기 역사, 평화헌법, 일본미 등 여섯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일본의 과거와 현재의 속마음을 읽어본다. 일본의 여러 모순적인 모습과 그동안 어렵고 관심 없어 외면하던 일본의 문제들을 짚었다. 이를 통해 일본의 극과 극 모습 가운데 어떤 면이 일본의 본질인지를 고찰한다.
‘반일’이라는 증오의 시선이 아니라, 일본을 있는 그대로 비춰보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일본사를 조명한 저자 중 한 명인 이은경은 현대 일본의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려면 “혼란기였던 센고쿠(전국) 시대와 이를 극복한 에도 시대의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서양에 대한 열등감과 동경이 제국주의의 발현으로 이어졌고, 이후 이어진 잘못된 선택이 모두가 아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일본을 파악하는 것은 미래의 일본을 전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일본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오늘날 산적한 여러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갈 방안을 모색해본다. 한국과 일본이 난감한 이웃이 아니라, 견고한 협력자로 거듭날 수 있는 해법이 글 안에 숨어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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