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본연에 충실한 구청장 될 터”
“지역 환경문제 해결에 우선 주력”
“서부산의료원 예타조사 통과 최선”
“업무추진비 10% 이상 삭감하겠다”
“주민들이 원하는 일을 빠른 시간에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위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면서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하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태석(60) 사하구청장. “구청 일이 상당히 복잡해 어렵기도 하면서 일선 현장의 생동감 때문에 재밌기도 하다”고 말했다. 차관 출신이 구청장을 맡아 격이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격이 아니라 영역의 차이”라면서 “임명직 공무원과 종합 행정을 담당해야 하는 선출직 구청장은 엄연히 다르고, 33만 지역민을 대표해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청장은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행정 경험이 많은 만큼 정치가 아니라 행정 본연에 충실한 구청장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깔끔한 선비 같은 이미지가 풍긴다는 말엔 “그런 이미지에 저 자신도 불만”이라며 “나름 털털한 구석이 많은데, 저를 몇 번 만나보신 분들은 이내 알게 되시더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경남 남해 출신이지만 사하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 시절도 보낸 김 구청장은 특히 지역 환경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환경은 구민들의 기본권인 만큼 구청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 공기와 물을 맑게 하기 위한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엔 대기환경통합관제센터를 구청 내에 설치, 24시간 오염 물질 배출업체를 감시할 계획이다. 그는 “추가로 설치하거나 기존에 있던 미세먼지측정소와 악취센터, 환경오염감시 CCTV 등의 자료가 통합관제센터로 바로 취합되는 시스템”이라며 “대기 오염과 악취 등을 상시 측정하고 감시해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 배출 사업장에 대한 지도 점검을 강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환경오염 유발업체 정비를 위해 인근 사상구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친환경적인 지역이 되면 다대포 등 사하구에 있는 유명 자연 관광지들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해 을숙도를 에코 투어리즘 거점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복안을 밝히기도 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차질 없는 추진도 그의 주요 관심사다. 김 구청장은 “도시철도 신평역 일원에 추진되는 서부산의료원 건립 사업은 종합병원급 시설이 매우 열악한 서부산권에 필수적”이라며 “부산시와 함께 오는 12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료원이 건립되면 바로 옆에 조성 중인 신평행정복지타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증진센터와 함께 복합 의료ㆍ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주민들의 생활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후 지역 개선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감천동 천마마을, 올해 신평동 동매마을이 국책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2년 연속 선정돼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면서 “이외에도 괴정동과 장림동 등 도시재생 사업이 필요한 지역을 위해 국비보조율 상향 조정, 지방재정여건에 따른 차등보조율 적용, 특별법 제정 등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안 사업 등의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에 대해선 “국ㆍ시비 발굴 보고회를 열어 우리 구에 필요한 현안 사업을 빨리 찾아내고, 그에 따른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관련 정부 부처 및 부산시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의 필요성, 타당성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지역 현안 사업에 재투자하기 위해 구청 예산도 아끼기로 했다”면서 “내년도 예산부터 구청장 등 구 업무추진비를 10% 이상 삭감해 예산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들에게 그는 “사하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구민과 함께하는 행복도시 사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김태석 구청장은 누구
경남 남해 출생으로 부산 동아고에 진학하면서 사하구와 인연을 맺었다. 부모님은 괴정시장에서 사과를 팔기도 했고, 다대포에서 명태를 말리는 덕장을 하기도 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부산대 경제학과에 들어가 부마항쟁 시위 건으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중 행정고시 1차 합격 통보를 받았다. 대학 4년 재학 중 행정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미국 위스컨신주립대(공공정책ㆍ행정석사)를 졸업했고, 여성가족부 보육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차관까지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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