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을 폭행하고, 워크숍 때 석궁과 일본도 등으로 닭을 죽이도록 강요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진호 회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한국미래기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이 글에서 “내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면서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 뵙고 사죄를 드리기 전에 우선 저의 행동을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임을 약속 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또 자신에 대한 비난과 원망은 반성의 계기로 삼겠지만, 회사 직원들을 '침묵한 비겁자'로 비판하는 것은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양진호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과 동물학대 장면을 보도한 바 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달 31일 공개된 양 회장의 폭행 동영상과 관련해 광역수사대 형사가 포함된 합동전담팀을 구성, 수사하기로 했다.

<양진호 회장 사과문 전문>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최근 저에 관한 보도로 인해 상심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 그 간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저는 기업을 운영해 오며 저의 독단과 오만한 행태가 다른 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저 회사 조직을 잘 추슬러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저의 독단적 행동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되었음을 절실히 느끼며,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 직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습니다.
이 같은 저의 조치가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분들에게 충분한 위안과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기 전에 우선 저의 행동을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임을 굳게 약속드리기 위한 조그마한 의지의 표명임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를 접하면서, 저에 대한 비난과 원망은 모두 옳은 말씀으로, 저 스스로 반성의 계기로 삼고 있으나, 회사 직원들이 마치 '불의를 보고도 침묵한 비겁자'로 지칭되고 있는 현실에 다시 한번 큰 좌절감과 비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잘못은 제게 있으며, 직원들이 불의에 침묵하게 된 연유도 모두 저의 독선적 행태로 인한 것이므로, 그 간 묵묵히 일에만 전념해 온 직원들에 대한 비난을 거두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용기를 내어 사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보도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관하여 제가 마땅히 책임을 지겠습니다.
모든 직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나 다시는 회사 직원들에게 상처 주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행동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사죄드리며, 저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양진호 올림
김태헌 기자 11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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