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선거 중] 미국 중간선거 - ‘검은 돈’ 독립 지출
미국에서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정당뿐만 아니라 영리ㆍ비영리단체, 이익단체, 노동조합, 기업 등 그야말로 모든 사람과 단체가 정치자금을 모금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후보자와 직접 의논하지 않고 독자적인 선거운동을 하는 단체가 사용하는 정치자금을 ‘독립 지출’(independent expenditure)이라고 부른다.
1972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법으로 선거자금을 규제하기 시작하자 1976년 연방대법원이 그 일부에 대해 위헌임을 선언하면서 처음 생겨났다.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제3자의 선거운동을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2010년 또 한번의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특정 후보의 당선과 낙선까지도 모두 허용하게 되었다. 후보와 직접 상의하지만 않는다면, 아무런 제한 없이 선거활동에 돈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자금 사용처가 ‘정책 광고’(issue advocacy ads)이다. 말이 정책이지 실제로는 그 정책을 지지 혹은 반대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선거광고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의 도구로 활용되며, 판세가 경합인 곳에 보다 집중되어 있다. 2010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중간선거의 경우에는 9월 말까지 8억달러(약8,800억원)를 초과한 자금이 광고에 집행됐다. 상원의원 선거가 경합인 플로리다, 미주리, 인디애나, 네바다, 애리조나 순서대로 독립 지출이 많이 쓰이고 있다.
많은 돈이 사용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최근에는 기부자가 누구인지까지도 숨길 수 있게 되었다. ‘501(c)’이라고 불리는 비영리단체는 기부금의 출처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지만 후보자를 제외한 모든 단체에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최근 늘어났으며, 제인 메이어의 베스트셀러에서 이름을 따 “검은 돈”(Dark Money)이라고 부르면서 많은 시민단체들이 감시활동을 늘리고 있다.
박홍민 교수 ㆍ위스콘신대(밀워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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