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수덕사 불상 내부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경 9점이 나왔다.
문화재위원인 정각(중앙승가대 교수) 스님은 다음달 3일 수덕사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충남 홍성 충남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 수덕사 무이당에 봉안된 소조여래좌상에서 나온 복장(腹藏ㆍ불상이나 불화에 넣는 성물)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다.
31일 발표문에 따르면 소조불상(높이 90㎝) 안에서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권79∼81, 권91∼93과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다라니 등이 발견됐다. 정각 스님은 대방광불화엄경소는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11세기 후반 편찬한 대장경 연구 해석서인 '교장'(敎藏) 중 일부라며 “권79, 80은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은 유일본이고, 나머지는 계명대와 화봉문고 소장본과 중복된다”고 주장했다. 정가 스님은 “종이 재질과 서지 형식으로 미뤄볼 때 고려시대 후기에서 조선시대 초기에 인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열람 흔적이 없어 인출하고 바로 불상 안에 납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묘법연화경은 화엄경, 금강경과 함께 대표적인 불경이다. 이번에 권7, 권1, 권4-5, 권3-4 등 4점이 확인됐다. 정각 스님은 묘법연화경 권7에 대해 “1240년 최우가 조판을 명령했다는 발문이 있고, 여백 3면에 1390년 쓴 묵서가 실렸다”며 “1377년 이전 혹은 그 즈음에 조성된 것 같다”고 했다.
정각 스님은 불상에서 나온 '사아함모초해'(四阿含暮抄解) 권5는 재조대장경으로 고려시대에 찍은 희귀본이고, '자비도량참법'(慈悲道場懺法)은 목판본이 아니라 여말선초에 손으로 베껴 쓴 사경 작품이라 희소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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