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논란’에도 반도체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3분기에 반도체 사업으로만 13조6,5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국면에서도 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고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65조4,600억원에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인 3분기 확정 경영실적을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20%(3조원)가 늘었다.
분기 매출로는 지난해 4분기(65조9,800억원)에 이어 2위,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였던 올해 1분기(15조6,400억원)를 가뿐히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기록 경신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최고인 24조7,700억원, 13조6,500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77.7%를 반도체 혼자 책임진 셈이다. 올해 1분기 11조5,500억원을 올리며 처음 11조원대에 진입한 반도체 영업이익은 2분기(11조6,100억원)에 이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국내외에서 제기된 ‘반도체 고점’ 논란을 뚫고 단숨에 13조원대로 올라선 것도 의미가 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50%대를 유지했다.
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증가로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지난해 4분기(1조4,100억원) 이후 3분기 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2016년 3분기(7,900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아픈 손가락’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ㆍ모바일(IM)부문이다. 지난 8월 전격 투입한 전략폰 갤럭시노트9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영업이익이 2조2,200억원에 그쳤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2분기(2조6,700억원)보다도 이익이 더 빠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또 한번 최고점을 찍었지만 4분기 전망은 다소 어둡다. 애플과 화웨이 등이 신제품을 쏟아내 스마트폰 시장에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5세대(G) 이동통신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흐름으로 볼 때 메모리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시설투자에 총 31조8,00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반도체 생산시설에 24조9,000억원, 디스플레이에 3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3분기까지 누적 시설투자액은 22조3,000억원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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