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ㆍ경찰청, 원격 시스템 운영
위폐 사건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일선 수사관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위조지폐를 감별하고, 손쉽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그간 일일이 공문과 우편을 이용해 국과수에 위조지폐 감정을 의뢰했던 절차가 대폭 간편해지게 됐다.
국과수와 경찰청은 11월 1일부터 ‘위조지폐 원격 감정∙수사정보 시스템’을 정식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위조지폐를 간이 감별하고, 원격으로 감정하며 위폐 사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기능을 갖춘 시스템이다.
위조지폐는 범죄 특성상 전파 속도가 빠르고 범위도 전국 단위로 넓다. 또 검거 전까지 범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 신속한 대응과 수사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공문이나 우편을 이용해 위조지폐를 국과수로 보낸 뒤 감정 결과를 확인하다 보니 대응이 늦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과 회신까지도 보통 2, 3주가 걸렸다. 지난 한 해 국과수의 위조지폐 감별 건수는 약 500건에 달한다.
국과수가 이번에 개발한 휴대용 위조지폐 감별 장치를 이용하면 감정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스마트폰에 장치를 장착하고 지폐를 촬영하면, 앱을 통해 진폐와 위폐 여부를 즉각 자동 판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촬영한 위조지폐 사진을 국과수로 전송하면 위조 방법과 특징이 담긴 감정서를 1, 2일 안에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 긴급한 사안일 경우 빠르면 수 시간 안에 결과를 통보 받을 수 있다. 다만 정밀 감정이 필요한 경우 위조지폐 실물을 국과수로 보내 기존 방식대로 감정을 진행해야 한다.
경찰청은 또 새 시스템에 위조지폐 사건 수사 정보(일련번호∙위조 방법∙용의자 정보 등)를 저장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각종 공조 수사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과 국과수는 2016년 3월 위조지폐 원격 감정∙수사정보 시스템 구축을 협업 과제로 지정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휴대용 위조지폐 감별 장치와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일선 경찰서에 휴대용 감별 장치를 일괄 배포한 데 이어 지난 6월부터 4개월 동안 새로 구축한 시스템의 시범운영을 마쳤다. 국과수와 경찰청은 외국 화폐와 유가증권 위조 여부까지 감정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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