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단일 종자 사상 최고액 413만불 수출 계약
미국 종자업체 10만 알 주문, 향후 물량 늘리기로
세계적 기능성 종자로 떠오른 ‘당조고추’가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 잇따라 진출했다.
당조고추 개발사인 제일씨드바이오㈜(대표 박동복)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서우광시(壽光市)의 서량농업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 총 금액 413만 달러(약 47억원)어치의 당조고추 중국 수출 및 독점판매권 계약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한국 토종 종자회사가 단일 품종으로 올린 수출계약 중 최고 금액이다.
계약에 따라 서량측은 오는 2023년까지 5년 동안 제일씨드바이오로부터 2,400만 알의 당조고추 종자를 구매, 중국 시장에서 독점 판매할 계획이다.
농산물 종자 재배·유통사인 서량은 자체 생산단지에서 당조고추를 재배해 산둥성 지역에 공급하고, 나머지 지역은 자사 대리점을 통해 종자를 공급할 참이다.
이번에 계약한 종자 물량은 1,000만㎡에서 재배돼 총 2,500만명이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당조고추는 미국 시장도 열어 젖혔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종자회사(Ball Horticultural Company)가 10만 알(1만 7,000달러 상당)의 당조고추 종자를 주문해 놓은 상태다. 이 업체는 최근 2년간 3차례에 걸쳐 3만 9,000알의 당조고추 종자를 미국 현지 농장에서 시험 재배해본 뒤 수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씨드바이오측은 “현지 농가와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미국 수출 물량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당조고추는 종자명장인 박동복 제일씨드바이오 대표가 2008년 개발한 기능성 고추 품종이다.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물질인 AGI(α-glucosidase inhibitor)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당을 조절하는 고추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고추는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 당뇨병 환자들이 실제로 먹어보고 그 효과를 입증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규슈대 연구팀의 인체적용 시험으로 혈당강화 효능이 입증되면서 지난 9월 일본에서 기능성 농산물로 정식 등록된 바 있다.
박동복 대표는 “종자를 개발한 후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꼭 10년이 걸렸다.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의 기능성 고추가 지구촌을 누비며 세계인의 건강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펼쳤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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