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창업 왕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높은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다른 나라와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30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세계적 창업국가 이스라엘과 글로벌 신사업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은 좋은 인재와 훌륭한 상품들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제 미래에 대비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한국 기업들의 제조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한국 차의 시장 점유율은 31%를 차지하고 저와 제 가족, 이웃들도 대부분 한국차를 탄다”며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무인차가 대중화할 가까운 미래에도 한국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계속 유지될지는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스타트업 육성과 신기술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경쟁력이 미래에도 유효할지 스스로에게 냉정히 질문해 봐야 할 때”라며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경제 강국들과 경쟁하듯이 한국도 스타트업 육성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집중할 수 있는 신기술 분야로 ‘블록체인’을 제시한 올메르트 전 총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고도화하면 컴퓨터, 에너지 등 다른 분야도 함께 발전해 사회ㆍ경제적으로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관련 규제를 최소화해 블록체인이 유용하고 건설적인 도구가 되도록 육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2006년에서 2009까지 재임하며, 해외 자금 유치와 연구개발(R&D)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스라엘을 창업 왕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가 산업노동부 장관 시절 추진한 요즈마 펀드는 벤처캐피털 업계의 자금 공급의 원천이 되면서 이스라엘을 1인당 벤처 창업 1위 국가로 발돋움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글ㆍ사진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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