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ㆍ매티스 한미 국방, 워싱턴서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구체 방안 논의
정권마다 미뤄져 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이번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전작권 환수 방안을 논의한다고 국방부가 30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선 그간 한미가 협의해 온 전작권 환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사령부 구성과 운영에 대한 구체적 그림이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작권 환수 시기를 못박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큰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고려될 수밖에 없어서다.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미는 이번 SCM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방안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 방안 △한미 연합훈련 시행 방안 등 3가지 주요 의제를 놓고 협의한다. 이 가운데 전작권 환수 이후 한미 연합사령부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양측 간 협의된 내용을 담은 각종 문서가 이번 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작권 환수 뒤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는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현재의 연합사 골격은 유지하되, 미군 대장이 역임해온 연합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고, 한국군 대장 자리였던 부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맡는 구조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전작권 환수 이후 한미 군사동맹의 구체적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라며 “한미 간 군사현안을 논의하는 핵심 협의체인 SCM 50주년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전작권 환수 시기를 못박느냐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7년 2월 한미는 전작권을 2012년 4월로 확정지었다. 이명박정부 때인 2010년 6월 한미는 전작권 환수 시기를 다음 정권 임기인 2015년 12월로 연기했고, 박근혜정부에 들어와 이를 다시 2020년대 중반으로 넘긴 상태다.
현 정부 입장은 전작권을 조속한 시일 내 환수한다는 것이나 사실상 정권 내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정권들이 다음 정권 임기로 환수 시기를 수차례 넘겨오며 결국 환수 시기가 계속해서 늦춰지는 악순환을 이 정권에서 끝내자는 취지다.
실제로 한미는 한국군의 연합작전 수행능력 평가를 위한 ‘이전 평가(Pre-IOC)-기본운용능력(IOC) 검증-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등의 단계에서 ‘이전 평가’를 건너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론적으로는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SCM에서 구체적 환수 시기를 공식화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미는 2014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에 합의하며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초기 필수 대응 능력 구비’를 주요 조건으로 내걸었다. 전작권 환수를 북핵 문제와 연동시켜 놓은 것이다. 때문에 최근 북미 간 핵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모두 전작권 전환 시기를 무리하게 확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번 SCM에서 양국 장관은 한미 간 대규모 공군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대한 유예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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