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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또 괴롭게 됐다”... 보우소나루 친미ㆍ반중 행보 걱정

입력
2018.10.30 16:28
수정
2018.10.30 19: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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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ㆍ대만 문제 등 엇박자

“제3세계 지지기반 잃게 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AFP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AFP 연합뉴스

‘무역전쟁’과 함께 미국의 전방위 외교적 압박에 직면한 중국이 이번엔 브라질 대선 결과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친미ㆍ반중 행보 가능성 때문이다. 관영매체들은 상생의 중요성과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0일 사설에서 “보우소나루의 당선으로 브라질의 대중 정책 변화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면서 “다양하고 균형 잡힌 외교가 국익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브라질은 중국과 우호ㆍ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게 미국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급격한 친미ㆍ반중 행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환구시보는 브라질 대선 결과를 전하는 다른 기사에서 “브라질도 ‘트럼프’를 뽑았다”면서 “중국이 또 괴롭게 됐다”고 쓰기도 했다.

중국이 브라질 대선 결과에 좌불안석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은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 수호 성명을 끌어내는 등 이를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는 데 활용해왔고, 중장기적으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대체하는 발판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극우 성향의 브라질 정권이 노골적인 친미 성향을 보일 경우 중국의 대외전략은 상당한 폭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중국은 브라질에서 구매를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브라질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중국을 ‘약탈적인 경제 파트너’로 규정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산 대두ㆍ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브라질을 대체 공급지로 삼으려던 중국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으로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 자체가 달갑지 않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브라질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지난 2월 대만을 방문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취임 후에도 대만에 대한 기본원칙을 계속 무시한다면 브라질은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브라질 대두와 철광석 등의 최대수입국이란 점에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당장 노골적인 반중 행보를 보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통상ㆍ군사ㆍ외교 등에서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제3세계의 지지 기반을 어느 정도 잃게 된 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 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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