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안전부가 신청사 입주 전까지 둥지를 틀 임대 청사가 다음달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가 국가행정의 중추기관으로 무게감이 큰 데다 소속 공무원과 그 가족을 포함하면 이주 인원이 수천명 규모에 달하다 보니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어 입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행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고시를 발표하고 임대청사 마련 등 이전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정부는 애초 행안부와 과기부 이전 완료 시기를 내년 8월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행안부 이전은 솔선해 모범을 보이겠다는 취지로 당초 고시안의 일정보다 6개월 앞당긴 내년 2월에 완료키로 했다.
두 기관은 일단 내년에 민간 건물에 임대 입주했다가 2021년 하반기 들어서는 어진동 정부세종2청사(신청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두 기관 소속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행안부 1,433명, 과기부 777명 등 총 2,210명이다. 이 가운데 행안부의 실제 이주 인원은 2016년 세종으로 이전한 재난안전관리본부를 제외할 때 1,200여명 수준이다. 전체 이주 인원은 두 기관 공무원과 그 가족들까지 포함할 때 4인 가족 기준으로 7,000여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 관가에선 두 기관의 임대청사로 어진동 ‘KT&G 건물’과 ‘세종파이낸스센터’ 등 2곳이 거론되고 있다.
KT&G 건물은 어진동 방축천 특화상가 P3블록 9,153㎡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8층, 연면적 6만9,618㎡ 규모로 건립 중이며,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지상 1~3층은 상업시설로, 4~8층은 업무시설로 계획됐다.
이 건물은 간선급행버스(BRT) 중심도로가 바로 앞에 있어 교통이 편리한 데다 산업통상자원부 건너편 서측에 있어 정부세종청사와의 연계성 및 효율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무실 규모도 1,000명이 넘는 인원을 충분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이 때문에 세종 관가에선 오래 전부터 KT&G 건물이 행안부 임대청사가 될 것이라는 설이 떠돌고 있다.
하지만 이 건물에도 약점은 있다. 주변 4개 블록(P1,P2,P4,P5)의 준공 시기가 내년 10월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예정돼 입주 후에도 당분간 공사 현장에 둘러싸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KT&G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입주 기본 방향 등에 대해 얘기하며 건물 개요 설명을 요청하긴 했지만 입주 건물이 최종 결정 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우리가 그 이상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임대청사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세종파이낸스센터는 정부세종청사 최남측 건너편에 3개의 독립된 건물(C28, C52, C49)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C49블록은 상당 부분 임대가 이뤄졌지만 C48ㆍC52블록에도 사무공간은 충분히 있다. C48블록은 6,715㎡ 부지에 연면적 4만5,606㎡ 규모로 지난 2월 준공됐고, C52블록은 7,827㎡ 부지에 연면적 5만2,709㎡ 규모로 지난 7월 완공됐다.
이 곳은 지리적으로 청사와의 연계성과 효율성이 비교적 양호하고, 청사 남단 주차장 용지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KT&G 건물에 비해 BRT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세종파이낸스센터 관계자는 “지난 8월 준공을 전후로 3~4차례 찾아와 둘러보고, 건물 규모 등을 파악해 간 이후 입주와 관련해 연락이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입주할 건물을 결정하진 않았다”면서도 “일정상 다음달 입주할 민간건물을 결정하고, 계약 절차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직원들도 궁금해 해 월례모임 등을 통해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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