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준공영제 정착 과정
고흥군 조례 등 내년부터 추진
전남도가 100원 택시도입에 이어 이번에는 섬 주민을 위한‘1,000원 여객선’ 추진에 나선다. 이처럼 여객선 도입이 추진되면 100원 택시와 1,000원 버스 등으로 농어촌 주민 교통복지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로 신안군은 섬 주민 교통편리를 위해 버스공영제에 이어 여객선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고흥군도 내년부터 군민을 대상으로 여객선 요금을 1,000원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0일 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26일 열린 완도군 생일도 ‘가고 싶은 섬’개관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해당부서를 통해‘1,000원 여객선’ 도입, 추진을 지시했다. 이는 섬과 육지의 거리와 관계없이 여객선 운임을 1,000원으로 통일해 섬 주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육지 왕래를 쉽게 하려는 조치다.
전남도와 시ㆍ군이 시행하고 있는 100원 택시처럼 섬주민의 교통복지차원이지만, 예산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전남도 관계자는“전남 각 지방자치단체 전수조사와 함께 1,000원 여객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정부 설득 논리와 국비예산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8월말 기준해 전남지역 7개 시ㆍ군 125개 섬을 왕래하는 53개 여객선 항로가 운영, 섬 주민들에게 운임지원으로 올해 100억원(국비ㆍ지방비 각 50%) 안팎의 예산이 소요됐다.
이 같은 제도는 3만원 미만 운임 항로의 경우 섬 주민이면 5,000원만 부담하면 되고, 3만~5만원은 6,000원, 5만원 이상 항로는 7,000원만 부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신안군 가거도 주민의 경우 5만9,800원의 운임 중 7,000원만 내면 배를 탈수 있는데, 나머지 5만2,800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선사에 보조해주는 방식이다.
전남지역 섬 주민의 여객선 이용은 한해 260여만명으로 1,000원 여객선을 도입했을 경우, 150억원 가까운 예산이 추가로 소요될 예정이다.
하지만 섬주민을 위한 여객선 지원에 대해 성공적인 모델도 있다. 신안군은 2015년 무허가 도선 17척 가운데 11척을 행정선으로 전환했고, 나머지 6척에 대해서는 인건비나 유류비 등을 지원하면서 사실상 준공영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신안군이 선박 공영제를 도입하면서 항로 운항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이용객의 안전성도 제고되고 있다.
고흥군도 시산도 등 섬을 오가는 도선 요금을 내년 1월부터 1,000원으로 단일화하기 위해 최근 도선운영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1년을 기준으로 고흥지역 6개 도선사에 총 1억200여만원을 지원하면 매월 4,000여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또 군은 도선사 지원을 위해 관련 조례를 마련하고 우선 고흥군민을 대상으로 1,000원 요금제를 실시키로 했다.
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ㆍ무안ㆍ신안)은 지난달 7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여객선 준공영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서 의원은 “현재 도서지역 주민들은 육지와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이제는 법적 제도적 개선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인 교통이동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지역 섬 2,164개 가운데 276개의 섬이 유인도이며, 전남의 섬에 사는 인구는 전남 인구의 9.58%인 18만2,348명(2016년 기준)에 달한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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