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장관 “소방관 국가직 전환 최선”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당신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헬멧이 녹아 내릴 정도의 뜨거운 화염 속에 뛰어들어 세 살배기 아이를 구한 강원 홍천소방서 대원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5시30분쯤 홍천소방서에 치킨과 피자가 한아름 배달됐다. 서울에 사는 한 시민이 홍천소방서 소속 대원 6명과 구급대원 1명이 28일 오후 홍천읍의 다세대 주택 4층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연기를 흡입해 의식을 잃은 아이를 극적으로 구한 언론보도를 본 뒤 간식을 선물한 것. 대원들이 전화로라도 감사를 표하려고 했으나 이 시민은 이름이나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다.
대원들은 당시 화염이 거세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꺼이 불속으로 몸을 던졌다. 구조된 아이는 여소연(25) 소방사 등 대원들의 빠른 응급처치로 의식을 회복했다. 대원들은 지난 29일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위로했다.
이날 오전부터 홍천소방서에는 소방관들을 격려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헬멧이 녹고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은 박동천(45) 소방장은 “주위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난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진압과 동료 대원 엄호를 맡았다 부상을 입었음에도 구조된 아이를 먼저 걱정했다.
불길이 덮친 방안에서 아이를 안고 빠져 나온 김인수(56) 소방위는 “무조건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어떻게 4층에서 뛰어 내려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원소방본부와 홍천소방서 홈페이지에도 기꺼이 몸을 던져 어린 생명을 구한 소방관들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홍천소방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누리꾼은 “당시 얼마나 위험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며 “여러분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검게 그을린 헬멧을 보니 감동적이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며 “항상 내 가족처럼 다른 이의 생명을 보호해주는 여러분들이 있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고 칭찬글을 올렸다. 또 이번 기회에 소방관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누리꾼들의 글도 이어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래 하늘색인 헬멧이 까맣게 그을린 사진과 보도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아이가 안에 있다’는 말에 서슴없이 불 속으로 뛰어든 ‘화(火)벤저스’들의 계급 앞에 붙은 ‘지방’이라는 말을 뗄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며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에 적극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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