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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직 이번 임기까지만… 2021년 정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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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직 이번 임기까지만… 2021년 정계 은퇴”

입력
2018.10.29 22:58
수정
2018.10.30 00: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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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재임 기민당 대표직 12월 퇴진… 反난민ㆍ극우 돌풍에 지방선거 부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임기까지만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임기까지만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64) 독일 총리가 18년간 맡아 왔던 기독민주당(CDU) 대표직에서 오는 12월 물러나겠다고 29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아울러 2005년부터 14년째 네 번째로 수행 중인 총리직도 이번 임기가 끝나는 2021년 9월까지만 유지하겠다면서, 그 이후에는 어떤 정치적 지위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의 ‘정계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그가 이끄는 대연정 소속 정당들이 잇따라 최악의 성적표를 거둔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로이터통신,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12월 초 열리는 CDU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직에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로, 이번의 네 번째 총리직이 나의 마지막 독일 총리직이 될 것”이라며 “2021년 차기 총선에 총리직 후보는 물론, 연방 하원의원으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는) 어떤 정치적인 자리도 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앞서 CDU 지도부 회의에서 이러한 의사를 전달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해 총선 승리로 네 번째 총리직을 맡아 이번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 16년간 집권하게 돼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 최장수 총리 반열에 오르는 그가 이처럼 다소 이른 정계 은퇴를 시사한 것은 최근 지방선거의 후폭풍 때문이다. 2주 전 치러진 바이에른주 선거에서 CDU의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당(CSU)은 이전 선거보다 10%포인트 떨어진 득표율로 과반의석 달성에 실패했다. 전날 헤센주 선거에서도 CDU는 종전보다 11%포인트 떨어진 2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난민친화적 정책을 폈던 메르켈 정부의 지지율 하락 속에 약진한 정당들은 바로 녹색당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소수 정당들이었다.

메르켈 총리도 해당 선거결과를 거론하면서 이날 “정부는 신뢰를 잃었다”며 “연정의 전환점을 맞아 우리가 이제 새로운 페이지를 열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이런 결정은 여름 의회 휴회 기간에 내렸고, 다음주쯤 발표하려 했다”고도 말해 헤센주 선거가 이날 발표의 직접적 계기가 됐음을 시인했다.

이로써 CDU 내의 차기 당권 경쟁에도 불이 붙게 됐다. 현지에서는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당 사무총장과 옌스 스판 보건부장관, 아르민 라쉐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당 대표 후임을 내가 지명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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