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의 추가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카드 사용자에 돌아가는 부가 혜택이 합리화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과도한 부가 혜택을 내걸면서 결과적으로 가맹점주를 통해 비용을 충당하는 만큼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려면 카드 고객에 돌아가는 부가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전북 전주에서 지역 금융 활성화 현장간담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카드 고객에게 돌아가는 비용은 모두 가맹점 수수료에서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현재 카드수수료율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당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해 정책을 다듬긴 해야 하지만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카드사 간 마케팅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을 많이 확보할수록 수익을 내기 더 쉽기 때문에 일종의 돈 싸움을 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늘릴수록 타사 고객을 수월하게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은 카드사가 고객에게 포인트와 같은 부가 혜택을 주는데 쓰인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으로 쓴 돈은 6조1,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카드 고객에게 받은 연회비 수익은 8,000억원 수준으로, 나머지 5조원에 가까운 돈은 가맹점에서 걷은 수수료로 충당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쉽게 말해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걷어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려줬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카드 사용자는 결제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는 등의 혜택을 받다 보니 카드를 많이 쓰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 부담을 카드사가 아닌 가맹점이 진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드 사용자는 내가 받는 혜택이 가맹점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부가 혜택이 합리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결국 최 위원장의 발언은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여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한편 최 위원장은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관련해 정부의 대응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안이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부위원장이 긴급회의를 한 것”이라며 “당과 합의해 조속히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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