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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2인자 임종석 때리기… 차기 권력경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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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2인자 임종석 때리기… 차기 권력경쟁 신호탄?

입력
2018.10.30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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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자기정치 하려거든 내려와라”… 정가 “차기 권력구도 맞물린 탓”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강원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 고가초소에서 군사분야 후속조치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강원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 고가초소에서 군사분야 후속조치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7년 12월 대선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참패한 뒤 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2008년 4월 18대 총선이 채 5개월도 남지 않은 다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008년 1월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추대됐다. 손 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 후신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로 총선을 치렀다. 그 때 손 대표를 구원투수로 앞세웠던 당내 386그룹 중 한 명이 재선 의원이던 임종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였다.

10년 사이 위치가 달라진 두 사람의 인연 탓일까, 2022년 대선을 향한 차기 주자 간 신경전이 벌써 시작된 것일까. 문재인 정부 2인자로 꼽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견제와 독설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여권 차기 경쟁자 중 한 명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임 실장을 맹비난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임 실장의 향후 거취를 포함해 물밑 차기 경쟁이 가열되는 형국이다.

손 대표는 29일 당 회의에서 임 실장을 겨냥해 “자기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공박했다.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실장),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며 극단적 사례도 거론했다. 임 실장이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한 데 대한 거듭된 공격이었다.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2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2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손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 임 실장이 손 대표 등을 ‘꽃할배’라고 지칭하자 불쾌감을 표시했고, 지난 19일에도 임 실장이 대통령 순방 중 자기정치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손 대표의 임 실장 때리기는 차기 유력주자 견제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 관계자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부각하려는 뜻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담담한 반응이었다. 핵심 관계자는 “임 실장이 자기정치를 했나요”라며 “손 대표 주장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점검하고 이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방문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갈등설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한 매체가 ‘이 총리가 17일 야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임 실장의 화살머리고지 방문을 두고 크게 화를 냈다’는 보도를 하면서 임 실장을 둘러싼 격론은 확산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그날 밤 만난 사람이 없어 팩트부터 틀렸다”며 “설령 야권 인사를 만나도 그 자리에서 비서실장을 비난하며 화를 내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총리가 평소 임 실장을 나쁘게 얘기하신 적이 없다. 양측을 이간질하려는 기사”라고도 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9월 1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세부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9월 1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세부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정치권에선 올 것이 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임 실장의 거취는 당장 문재인 2기 청와대 권력구도, 여권 차기 경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취임한 임 실장은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청와대 및 국정운영 안정화 과정에서 역량을 인정 받았다. 2020년 21대 총선 출마 등 미래를 위해 임 실장이 내년 중에는 여의도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교가에선 차기 주중대사설도 나돈다. 그러나 임 실장 측은 앞으로도 다른 길을 눈에 두지 않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미 비핵화 협상, 민생경제 등 ‘문 대통령 비서실장’ 역할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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