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6번째 모두 월말… 영유권 주장 명분 축적하는 듯
중국 정찰기가 29일 이어도와 제주도 사이 해역을 비행하는 등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 중국 정찰기의 KADIZ 침범은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모두 월말인 27~29일 사이 이뤄졌다. 이어도 해역에서의 정찰 비행을 정례화하고 있는 것으로, KADIZ 무력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29일) 오전 10시3분쯤 중국 국적의 군용기 1대가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10시37분쯤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고 밝혔다.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는 Y-9계열 정찰기로 올해 들어 중국이 KADIZ를 침범 비행했던 때와 같은 기종이다.
이어 중국 정찰기는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으로 비행하다가 오전 11시48분쯤 경북 포항 동방 약 50마일(93㎞)에서 KADIZ에 재진입했다. 다시 강릉 동방 약 50마일(93㎞)까지 비행한 뒤 낮 12시13분께 남쪽으로 선회해 진입한 경로를 따라 오후 3시2분쯤 KADIZ를 최종 이탈했다. 이 사이 우리 공군은 F-15K 등 10여대의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 비행했다. 국방부는 저우위밍(周育明) 주한 중국 공군무관을 불러들여 “중국 군용기의 KADIZ 침범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항의했다. 외교부도 주한중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올 들어 중국 정찰기의 KADIZ 침범은 지난 1월 29일과 2월 27일, 4월 28일, 7월 27일, 8월 29일 그리고 이번까지 모두 27~29일 사이 이뤄졌다. 제주도와 이어도 사이 해역과 대한해협을 훑고 지나가는 듯한 비행 루트도 비슷하다. 이어도 해역 등에서의 정찰 비행을 정례화했다는 뜻이다.
국방부와 외교부 등 관계당국은 중국의 움직임과 관련해 이어도 영유권 주장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해당 해역 정찰 비행을 통한 한국과 일본의 각종 군사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한중일 간 분쟁 지역화하는 이어도 영유권을 위해 군사적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이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오자, 2013년 12월 기존 KADIZ를 확장, 이어도 상공을 포함한 지금의 KADIZ 구역을 확정했다. 중국 군용기의 최근 움직임은 우리 정부가 확정한 KADIZ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합참은 “중국 군용기의 이날 비행에서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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