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기 주식을 미리 팔아 치운 혐의로 기소된 최은영(56) 전 한진해운 회장의 실형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 벌금 12억원, 추징금 4억9,933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최 전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2002년 사망) 회장의 3남인 조수호(2006년 사망)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이다. 최 전 회장은 남편 사망 후 2008년부터 한진해운 회장에 취임했다가, 2014년 큰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유수홀딩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최 전 회장은 2016년 4월 6일부터 20일까지 두 딸과 함께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76만3,927주 전부를 14회에 걸쳐 분할 매도했다. 그런데 한진해운은 최 전 회장이 주식을 다 처분한 지 이틀 만인 4월 22일 채권은행 관리절차가 개시된다고 공시했고, 한진해운 주가는 하락했다. 최 전 회장이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점을 미리 알고서,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팔아 10억9,336만원의 손실을 피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요지다. 최 전 회장은 유수홀딩스를 운영하면서 계열사와의 채무관계 등을 이유로 한진해운 재무 상태에 대한 보고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1심은 “구조조정 정보를 적극적으로 취득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1년6개월, 벌금 12억원, 추징금 5억370만원을 선고했다. 올해 5월 2심은 징역과 벌금을 그대로 두고 최 전 회장의 손실 회피액만 다시 산정해 추징금을 4억9,933만원으로 낮췄다. 이번에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이 옳다고 봐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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