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한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이 출전하는 아리스포츠컵 국제 축구대회 공식 개막전이 열린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
강원도 연합팀과 북한 4ㆍ25체육단의 일전에 앞서 원주 노인체육대학 단원들이 전통농악 공연으로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활기찬 치어리딩 공연이 펼쳐져 흥겨움이 더해졌다. 지난달 남북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 공동선언 이후 첫 민간교류라는 이 대회가 가진 의미를 자축하듯 했다.
개막전이 펼쳐진 송암스포츠타운에는 오랜 만에 구름 관중이 모여 들었다. 영상 10도를 밑도는 쌀쌀한 날씨에도 강원도내 초중고교생과 축구팬 등 1만2,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강원지역 26개 시민단체단체로 이뤄진 시민응원단도 경기장을 찾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프타임에는 K-POP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선수단과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이 대회에는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 우즈베키스탄, 이란, 베트남 등 8개국 만 15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해 다음달 2일까지 열린다. 북측 선수단 85명은 다음달 3일 서해선 육로를 통해 돌아간다.

공식 개막전에 앞서 강원도와 강원교육청, 춘천시는 일제히 북한과의 교류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일제히 내놨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날 오전 송암스포츠타운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5월 북한 원산에서 열릴 예정인 다음 대회에 미국팀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발언이 정치색을 띄지 않는다는 원칙에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최 지사는 “이 대회는 정치적인 행사는 아니지만 정치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력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강원교육청도 이 대회를 계기로 동해안 육로를 따라가는 ‘관동8경 수학여행’ 등 남북 청소년 교류를 타진하고 있다. 춘천시는 북강원도 원산과 본격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내년 열리는 ‘제12회 춘천코리아 오픈 국제 태권도 대회’에 북측 시범단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 강원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강원도와 강원교육청이 텅 빈 경기장을 채우기 위해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단체응원을 강요하고 있다”며 “순수한 스포츠 활동이 정치에 이용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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