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상습 폭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교남학교 교사들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폭행 등 아동학대 행위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당초 폭행 사실을 인정했던 일부 교사는 “학생을 발로 찬 게 아니라 밀었다”는 등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피해 학생 A(13)군을 발로 찬 혐의(아동학대 및 방조)로 조사 받고 있는 교남학교 교사 중 한 명인 B씨는 최근 “A군을 교사들과 분리하고 교실로 이동시키기 위해 한 행동”이라며 “발로 찬 것이 아니라 민 것”이라고 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해당 교사는 7월 학교 엘리베이터 앞에서 담임교사 이모(46ㆍ구속)씨 등이 A군을 폭행하는 과정에 가담해 A군을 발로 찬 혐의를 받고 있는데 최초 조사에서는 “행동을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A군은 여자(이모 교사)가 감당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다. 손으로 잡으면 이군에게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고 학대할 생각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외 이번 사건에 연루된 교사들 상당수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문제행동 응급대처 매뉴얼’에 따라 학생이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교사들이 할 수 있는 행동(눈을 마주치지 않고 막기 등)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는 7월 20일 A군이 교사들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올해 5∼7월 녹화된 이 학교 폐쇄회로(CC)TV 16대의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담임교사 이씨를 포함해 교사 9명이 A군을 포함한 학생 두 명을 폭행했고, 교사 3명이 이를 방조했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고 총 11명 교사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 중 담임교사 이씨는 총 12차례에 걸쳐 피해 학생들을 발로 걷어차고 빗자루로 때리거나 물을 뿌리는 등 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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