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아파트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에 나서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립 유치원의 무더기 비리 사태가 드러나며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비등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GS건설은 내달 2일 분양을 시작하는 경기 의정부 ‘탑석 센트럴자이’(용현 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안에 공립(시립) 어린이집을 건립하는 방안을 의정부시와 협의를 통해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지하 3층~지상 35층 16개 동으로 구성되는 탑석 센트럴자이는 총 2,573가구의 대단지로, 전체 가구 중 818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GS건설은 당초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한다는 대략적인 방안만 세웠다가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가 불거지고 당정이 지난 25일 국공립 확대를 골자로 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시와 신속하게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지난 6월에도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 단지에 국공립 어린이집 3곳을 개원했다.
다른 건설사들도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에 분주하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부산 동래구 온천2구역에서 분양한 ‘부산 동래 래미안아이파크’ 단지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했다. 대림산업도 의정부시 신곡동 ‘e편한세상 추동공원2차’ 단지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한 데 이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e편한세상 보라매2차’에도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경기 고양시청에서 고양시와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삼송 원흥역 센트럴 푸르지오’ 단지 내 시립 어린이집을 유치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 원시티’도 최근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를 확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이나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단지엔 어린이집을 건립해야 한다”며 “다만 국공립 어린이집을 건립하려면 필요 공간을 지자체에 기부채납 하고 건립 후 20년 간 지자체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해 건설사 입장에선 부담이지만, 최근 들어 공공보육 강화 요구가 워낙 높아지다 보니 웬만하면 국공립을 유치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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