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전체 252개 시군구 중 62.7%가 발병 후 120분 이내인 급성심근경색 골든타임을 놓친 사각지대로 드러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환자 거주지 기준 시군구별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내원소요시간’을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급성심근경색 발병 후 응급실 내원까지 120분을 초과한 지자체가 158개 지역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내원소요시간 120분을 초과한 지역이 139개 지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광역단체별로 골든타임 초과지역을 살펴본 결과, 전라남도가 가장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22개 지자체 중 급성심근경색 발병 후 응급실까지 소요된 시간이 120분을 초과한 지자체가 화순군 단 한 곳을 제외한 21개 지역(95.5%)에 달한 것이다.
급성심근경색 발병 후 내원 소요시간이 가장 긴 상위 10개 시군구에도 전남지역만 네 곳이 포함됐다. 특히 해남의 경우 내원 소요시간이 국내에서 가장 긴 무려 8시간30분(510분)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은 “이들 10개 지역은 모두 농촌·도서·산간지역이라는 특징이 있고, 센터급 이상 응급의료기관이 없다는 공통점을 갖는다”며 “응급의료인프라가 부실한 탓에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다른 지역의 응급실을 찾아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남지역 외에도 △전북(86.7%) △강원(83.3%) △충남(81.3%) 등은 대부분의 지자체가 골든타임 사각지대에 놓인 반면, △인천·세종(0%)은 모든 지자체의 주민이 120분 안에 응급실까지 이송됐다. △서울(20%) △부산(31.3%)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대다수의 시군구가 골든타임을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나, 급성심근경색 치료에도 지역간 빈부격차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동근 의원은 “급성심근경색은 발병 후 30분부터 괴사가 일어나는 등, 생사를 두고 촌각을 다투는 질병”이라며 “응급의료 인프라 취약지부터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설치해, 생활권 내에서 신속하게 급성심근경색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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