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베서니 해밀턴(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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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베서니 해밀턴(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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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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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새 책 'Be Unstroppable'과 어린이 그림책을 펴낸 베서니 해밀턴(왼쪽)과 남편 애덤 덕스(Adam Dirks). bethanyhamilton.com

베서니 해밀턴(Bethany Hamilton, 1990~)은 미국의 프로 서퍼다. 그는 서핑 실력이나 수상 경력보다 상어에게 물려 팔이 잘린 뒤에도 서핑을 계속한 이력으로 유명해졌다. 걸음마를 익히자마자 파도를 타기 시작했고, 일찌감치 이런저런 대회 청소년 부문에 출전해 더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그가 서퍼들의 영웅이 된 건 저 사고와 이후의 이야기 덕이었다.

2003년 10월 31일, 13세의 해밀턴은 지인들과 함께 하와이 카우아이 터널비치에서 서핑을 시작했다. 오전 7시30분, 어쩐 일인지 바다거북들이 우글거렸다고 한다. 보드에 몸을 싣고 파도를 헤쳐 나아가던 한 순간 거대한 뱀상어가 그를 공격했다. 동료들은 즉각 그를 해안가로 밀고 나와 구급차를 불렀다. 티셔츠와 보드의 우레탄 노끈으로 지혈을 한 덕에 해밀턴은 혈액의 60%와 왼팔만 잃고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3주 뒤 퇴원했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여 만에, 그러니까 사고 한 달 만에 다시 서핑을 시작했다. 그는 균형 유지를 위해 일반 보드보다 길고 두껍고, 한 손으로 패들링(paddling)할 수 있도록 핸들을 장착한 특수 보드를 타고 이듬해 1월부터 대회에 출전했다. 세상은 상어에 대한 공포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넘어선 외팔 서퍼를 경이로워했고, 방송 등 언론은 경쟁적으로 그를 초대해 찬사를 보냈다. 그는 ‘소울 서퍼’라는 책을 썼고, 책은 2011년 같은 제목의 영화로 제작됐다. ‘프랜즈 오브 베서니’재단을 설립, 장애 청소년을 도왔고, 2013년 결혼해 15년 첫 아들을 출산했다. 그러면서도 서핑을 계속했다.

세상은, 그의 용기와 열정을 기리면서도, 과연 한 손으로 좋은 파도를 잡을 만큼 빨리 패들링을 할 수 있을지, 거친 파도 위에서 정교하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의심했다. 그도 이런저런 대회에서 수상을 하긴 했지만, 모두 마이너대회였다.

2016년 5월, 그는 피지에서 열린 월드서프리그 5번째 대회에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 직전 4개 대회를 세 차례나 석권한 여성서퍼 세계랭킹 1위인 호주의 타일러 라이트(Tyler Wright, 1994~)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놀라워하는 세상을 향해 26세의 그는 “타일러를 한 번 이겨봤으니 이제 누구든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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