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증시 안정자금 5,000억원 이상 조성하기로
정부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등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우리경제는 아직까지 견고하며 오히려 우리 증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9일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정부 유관기관과의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최근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경제는 견고한 기초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오히려 이번 조정 국면이 우리나라 증시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스피는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코스닥 역시 1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으면서 시장에 공포감이 확산하자 정부가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나선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미시ㆍ거시 측면을 내세우며 앞으로 외국에 견줘 우리 증시의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할 걸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역시 2012년 3월부터 7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며 재정수지도 다른 국가에 견줘 매우 건전하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미시 측면에선 2016년부터 대외 순채권 상태(대외채권>대외채무)로 전환돼 외부 충격에 대한 버퍼(bufferㆍ완충장치)도 충분하다는 게 김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 역시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한국의 경우 재정지출 증가, 견조한 수출 등이 안정적 성장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평가받지만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우리경제와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도 우리나라 증시의 조정 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클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가 최근 증시가 크게 오른 미국, 유럽에 견줘 오름폭이 크지 않았고 우리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외국보다 낮은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우리 증시의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에 기댄 글로벌 동반 상승 국면에서 각 국의 기초체력에 따른 차별화된 장세로 전환 중”이라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유동성에 의존해서 오버슈팅이 발생하지 않았고 우리 기초체력 역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튼튼하므로 이번 조정국면이 우리나라 증시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 안정 차원에서 증권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올해 3,000억원 수준으로 조성해 당장 내달부터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겠단 계획도 내놨다. 또 시장 상황을 봐가며 최고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해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김 부위원장은 설명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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