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답방 일정 아직 안 나와”
“연말 국정은 민생 초점 맞추며 소득주도성장 등 계속 노력해야”
“북악산 개방지역 넓혀 나갈 것”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우리 속담에)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백두산 천지를 안내해준 김 위원장에 답례하기 위해 한라산 방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연말 국정운영에는 외교와 경제 모두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북악산 산행에서 “지난번에 (평양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로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할 때 어디를 가야 될지 조금 걱정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아직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며 “일정이 잡히면 얼마의 시간을 (서울에서) 보낼 지 알 수 없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연말 국정초점을 어디에 두고 정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계 같으면 이번 달 안에 집수리를 마치고, 또 다음 달에는 겨울 준비를 하고 이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국정은 동시다발로 전개되는 것”이라며 “외교적으로도 할 일들이 많고 우리 경제면에서도 할 일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정말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도록, 한편으로는 북한, 한편으로는 미국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내지 촉진자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거시적으로 경제 지표가 어떻든 간에 국민들께서는 민생면에서 다들 어려워하시기 때문에 민생의 어려움을 덜면서, 그러나 우리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힘차게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이번 정기국회 마무리가 중요하다”며 “많은 입법들의 뒷받침이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국회와 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한 예산안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협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에 대해 “(1968년) 1ㆍ21 사태 때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 30여명 북한 특수군이 북한산으로 왔다. 거기에서 북악 터널을 넘어 자하문 고개로 청와대를 기습하려다가 경찰 검문을 당해 총격적이 벌어지기도 했고 우리 경찰 최규식 총경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며 “이후 전면 통제 됐다가 노무현 대통령 때 개방이 됐지만 성벽만 개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왕산이 전면 개방된 것처럼 북악산도 개방 정도를 넓혀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과 기자단은 청와대 뒤편 북악산 홍련사에서 출발, 숙정문을 거쳐 창의문까지 약 2.2㎞를 걸었다. 체력 관리 비법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웃으며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질문”이라며 “주말에 산에 올라 탐방객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건강관리도 되고 생각하기가 참 좋다. 예를 들면 연설문을 생각한다든지 할 때 많이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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