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월드시리즈 4차전 역전패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보스턴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 다저스가 4-0으로 앞선 7회초 1피안타 무실점 호투 중인 선발 리치 힐이 첫 타자 잰더 보가츠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에두아르도 누네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 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힐을 내려보내고 스콧 알렉산더를 투입했다. 알렉산더가 볼넷을 내주자 이번엔 라이언 매드슨을 호출했다. 매드슨은 1, 2차전에서 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에 이어 등판했지만 승계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해 패배의 원흉으로 떠오른 바 있다. 불길한 예감은 또 현실이 됐다. 이어진 2사 1ㆍ2루에서 매드슨은 대타 미치 모어랜드에게 시속 137㎞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월 3점포를 얻어맞았다. 로버츠 감독은 4-3으로 쫓긴 8회에도 마무리 켄리 잰슨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잰슨은 스티브 피어스에게 좌중월 동점포를 허용, 전날 3차전에서 워커 뷸러의 승리를 앗아간 악몽이 재현되고 말았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 연속 동점 홈런을 허용한 구원투수는 2001년 애리조나 김병현(4, 5차전)에 이어 잰슨이 두 번째다.
논란이 된 투수교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감독이 엄청난 실수를 했다"고 썼다. 그는 "다저스 감독이 거의 7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억제한 선발 투수 리치 힐을 내리고, 긴장하고 있는 불펜 투수들을 기용했다. 불펜 투수들은 두들겨 맞았고, 4점 리드는 사라졌다"며 "엄청난 실수"라고 비판했다. 로버츠 감독은 전날 취재진의 공격에 “결과를 알고 비판하진 말라”고 항변했지만 반복된 용병술의 실패는 1승3패로 밀린 결정적 패착이 되고 말았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그래도 매드슨을 올릴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전해 들은 뒤엔 “대통령이 경기를 보고 있었다니 기분 좋은 일”이라면서도 “다저스 경기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르겠다.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쐐기홈런일 줄만 알았던 야시엘 푸이그의 3점홈런 등으로 6회까지 4-0으로 앞서가던 다저스는 7~9회에만 9점을 내주며 6-9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다. 3차전에서 7시간 20분, 연장 18회 혈투 끝에 끌어 올린 분위기를 하루 만에 날려 버렸다. 이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다저스의 공은 커쇼에게 넘어갔다. 1차전 선발이었던 커쇼는 29일 5차전에서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와 만난다. 반드시 승리해야 6차전 선발로 내정된 류현진도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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