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향후 경기 흐름을 전망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17개월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둔화 흐름이다.
28일 OECD에 따르면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9.19를 기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종합주가지수(코스피) 등 6개 지표 등을 통해 산출한다. 기준점은 100으로, 지표가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 100 미만이면 하강으로 본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17년 3월(101.01) 정점을 찍은 이후 단 한 차례도 반등하지 않고 17개월째 하락 중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9월~2001년 4월 20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한 이후 가장 긴 하강 국면이다. 특히 올해 3월(99.97)부터는 100을 밑돌고 있다.
OECD의 다른 회원국들도 경기 흐름이 꺾이는 모양새지만, 한국의 둔화세는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편이다.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같은 달 OECD 회원국 평균(99.58) 및 주요 7개국(G7) 평균(99.79)을 각각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99.95) 일본(99.68) 지표도 최근 100 아래로 떨어진 후 하락세를 그리고 있지만 한국보다 낙폭이 작다.
통계청이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등을 더해 산출하는 경기선행종합지수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종합지수에서 추세 변동분을 제거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7월 101.2로 고점을 찍은 이후 올해 8월까지 99.4까지 하락했다.
여타 지표들도 안 좋은 성적표를 내면서 정부가 올해 설정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 달성(2.9%)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해 2분기(0.6%) 수준을 유지했다. 코스피 지수는 26일 2,027.15로 마감해 지난해 1월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당초 2.9% 전망을 달성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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