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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고령자 위한 ‘이동식 편의점’ 도쿄에 첫 등장

입력
2018.10.28 14:36
수정
2018.10.28 20: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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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소형 트럭 운영... 노인들은 반색

세븐일레븐 재팬이 지난 25일 도쿄 히카리가오카에서 이동식 편의점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한 고령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 JNN 캡처
세븐일레븐 재팬이 지난 25일 도쿄 히카리가오카에서 이동식 편의점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한 고령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 JNN 캡처

일본 최대 편의점업체인 세븐일레븐 재팬이 도쿄도(東京都)에서 이동식 편의점 운영을 개시했다. 인구감소에 따른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위한 이동식 판매점이 운영되고 있지만 인구와 각종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도쿄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총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지난해 기준 27.7%에 이른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수도권 고령화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 25일 도쿄 네리마(練馬)구 히카리가오카(光が丘)의 아파트단지에서 도시락과 샌드위치, 주먹밥 등을 포함한 냉장ㆍ냉동식품 등 약 150종류의 상품을 실은 소형트럭이 판매를 시작했다. 인근 세븐일레븐 매장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출장 판매할 예정이다. 이날 빵과 음료수를 구입한 92세 여성은 “3년 전 인근 슈퍼가 문을 닫은 뒤 혼자 장 보러 갈 수 없었다”며 “이제는 혼자서도 장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이전까지는 도우미와 함께 주 2회,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슈퍼에 다니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이 이동 편의점 운영을 시작한 네리마구 히카리가오카 7초메 지역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약 32%로 전국 평균에 비해 5%포인트 정도 높다. 주변 아파트단지는 1980년대 초반 입주가 시작되었으며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나 슈퍼가 도보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아주 먼 거리는 아니지만, 걸어 가기에는 벅찬 노인들은 이동 편의점 설치를 반색하고 있다.

주요 편의점 체인들은 이동 편의점 확충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1년 ‘세븐 안심배송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이동식 편의점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34개 도도부현(都道府縣ㆍ일본의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77대의 이동판매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2월까지 100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손은 2012년부터 이동판매를 시작해 현재 39개 도도부현에서 112대를, 패밀리마트도 2011년부터 18대의 이동판매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대부분인 시골 지역이 중심이지만 지진, 태풍 등 재해 발생 지역에서도 이재민을 위해 운영된다. 올해 서일본 폭우 당시 제방 붕괴로 침수 피해를 입은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에서도 패밀리마트가 이동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베드타운의 쇠퇴로 교외를 중심으로 인구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1960~1980년대 공영 및 민간 아파트단지가 건설되면서 많은 인구가 유입됐으나 현재 연금 생활을 하는 단카이세대(1947~19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가 주로 거주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젊은층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익숙하지 않은 이른바 쇼핑 약자다. 때문에 시골뿐만 아니라 고령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 근교의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이동식 편의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일본의 고령화율 추이=그래픽 강준구 기자
일본의 고령화율 추이=그래픽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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