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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집 성추행 판결 두고 맞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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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집 성추행 판결 두고 맞불 집회

입력
2018.10.27 16:40
수정
2018.10.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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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당당위(위 사진)’과 ‘남함페’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당당위(위 사진)’과 ‘남함페’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곰탕집 성추행 사건’ 판결을 두고 ‘유죄추정’ 방식으로 재판이 이뤄졌다며 사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같은 시각 인근에서는 해당 집회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주장하는 맞불 시위도 개최됐다.

네이버 온라인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는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인근에서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 집회’를 27일 열었다. 당당위는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지난달 부산의 한 식당에서 회식 중 옆 테이블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사실을 비판하며 만들어진 곳이다. 당당위 측은 이날 시위에 1만5,000명이 참석하리라 예상했으나, 실제 참석한 인원은 100명 가량에 불과했다.

당당위는 사법부가 피의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준(28) 당당위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무너지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모였다”며 “유죄추정 하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증거를 개인이 어떻게 확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온라인을 통해 집회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는 고등학생 박모(16)양은 “폐쇄회로(CC)TV에 성추행이 촬영된 것도 아닌데 법원이 A씨에게 징역을 선고했다”며 “억울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남성만을 위한 집회가 아니라는 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당당위의 한 여성 운영진은 단상에 올라 “일부에서는 이 집회가 성 갈등을 유발한다고 말한다”면서 “이 시위는 여성에게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시위 참석자 중에는 여성도 여럿 있었다. 다만 당당위가 섭외한 작가 오세라비(60ㆍ본명 이영희)씨는 김 대표와의 대담에서 “어떻게 여성이 사회적 약자냐”고 주장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같은 시각 페미니즘 모임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는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당당위의 2차 가해 시위를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남함페 시위 장소는 당당위 집회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이었다.

남함페는 당당위 시위가 성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당위 측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유죄 판결난 이유는 가해자의 진술이 아닌 피해자의 진술이 CCTV 영상 증거와 상통하기 때문”이라며 “당당위가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혜화역을 골라 시위를 한 것은 명백한 성 갈등 조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자로 남함페 시위에 참여한 대학 강사 신모(33)씨는 “당당위에 대한 맞불 시위로 시작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성범죄 피해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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