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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BTS대박 뒤엔 '젊은 감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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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BTS대박 뒤엔 '젊은 감각' 있었다

입력
2018.11.01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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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KB국민은행 제공
방탄소년단. KB국민은행 제공

남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며 전 세계가 ‘방탄 돌풍’으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광고 모델로 발탁한 KB국민은행이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3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을 내세워 만든 ‘KB X BTS 적금’은 출시 111일만인 지난 9일 기준 판매 좌수 12만4,486좌, 잔액 675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통상 은행에서 출시하는 적금 상품의 연간 가입 좌수가 3만 계좌 안팎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다. 방탄소년단 이미지를 담은 통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데뷔 날짜와 멤버 생일 적금통장에 입금한 금액에 대해선 우대금리 혜택을 적용하며 팬들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은행 설명이다. 이런 날엔 계좌 가입 건수와 금액이 평소보다 5배 가량 늘어난다.

더구나 ‘BTS마케팅’은 전 세계에 ‘글로벌 KB’를 알리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이들을 내세워 대표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을 홍보하는 광고영상을 공개했는데, 누적 조회수가 무려 1,000만건도 넘었다. 해외에서 외국 팬들이 자발적으로 광고영상을 찾아보면서 “KB가 뭐 하는 곳이냐” “왜 사우디에는 국민은행 지점이 없느냐” 등의 댓글을 달 정도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역시 2만6,000여명으로 3월(8,000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강준구 기자
강준구 기자

이 같은 마케팅 성공 뒤엔 실무진의 감각과 행장의 결단이 있었다. 그 동안 시중은행들은 고객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업무 특성상 안정감과 신뢰감을 강조하는 이미지의 홍보 모델을 기용해왔다. 그러나 작년 3월부터 6개월 이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석 등을 진행하며 새 광고 모델을 물색한 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을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보고 지난 1월 최종 광고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실무부서 직원들은 직접 팬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진영 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은 “당시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향후 국내외 확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며 “금융권 최대 화두가 디지털과 글로벌인데 방탄소년단이야 말로 그 자체가 디지털과 글로벌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허인(57) 국민은행장은 방탄소년단이 광고모델 후보로 올라오기 전까진 이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실무진의 판단을 믿고 두말 없이 최종 승인을 내렸다. 광고 영상을 공개하기 전 미리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그간의 금융권 광고와 다소 달라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행장이 봤을 때 이해가 안 된다면 그건 젊은 층에겐 통한다는 뜻”이라는 딸의 조언에 과감하게 결재 사인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광고영상 검토와 마케팅 전략 과정에서도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존중됐다. 일반적으로 광고영상을 시사(촬영 후 첫 검토)할 땐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허 행장은 입행 5년 미만 직원들만 모아 이 과정을 진행하도록 했다. 이들은 화면 밝기와 배경음악 등 영상을 보다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세운 직후에는 은행 내 방탄소년단 팬인 직원들이 따로 모여 상품과 서비스 개발 회의도 진행했다. 덕분에 다양한 연령층의 팬을 흡수할 수 있는 적금과 카드상품도 출시할 수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연아부터 이승기, 박인비, 여기에 방탄소년단까지 톱스타들을 대표 얼굴로 섭외하는 KB의 안목은 상당히 부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지난 6월 21일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허인 행장이 KB X BTS 콜라보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지난 6월 21일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허인 행장이 KB X BTS 콜라보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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