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차량을 타는 사람이 기름값을 걱정하겠냐?'
고성능 차량에 대한 글을 쓸 때 주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왠걸, 생각보다 고출력 차량을 타는 사람들도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차량의 성격이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것 외에도 '데일리카'로도 활용이 가능한 고성능 세단이라면 더욱 그렇다.
BMW F90 M5는 그러한 이야기의 좋은 예시 중 하나다. V8 트윈터보 엔진의 강력함과 4도어 세단의 여유까지 더하고 다양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더하며 '슈퍼 세단과 프리미엄 세단'의 경계를 절묘하게 구현했기 때문이다.
과연 새로운 M5는 자유로에서 어떤 효율성을 입증할 수 있을까?
역사 상 가장 강력한 M5
BMW M5는 역사 상 가장 강력한 슈퍼 세단이가 M5 최초의 AWD 슈퍼세단이다. 실제 볼륨을 살려낸 M5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608마력과 76.5kg.m의 토크를 내는 V8 4.4L M 파워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M 스텝트로닉을 더했으며 M5 최초의 AWD 슈퍼 세단을 위한 'M xDrive'를 더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M5는 정지 상태에서 단 3.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참고로 M5의 공인 연비는 8.1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7.2km/L와 9.5km/L다.
여유롭게 시작된 자유로의 주행
BMW F90 M5의 자유로 주행은 화창한 하늘 아래 진행되었다. 가양대교 북단 부근에서 자유로에 합류하면서 트립 컴퓨터를 리셋했고, 본격적인 주행 기록을 계측하기 시작했다. 자유로 진입과 함께 약간의 차량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자유로 주행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잠시 후 도로의 환경이 무척 좋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도로 위의 차량들이 한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곧바로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며 M5의 주행 속도를 90km/h까지 끌어 올렸다.
M5의 활용성을 느끼다
이번 자유로 주행에서는 M5에 적용된 드라이빙 모드를 최대한 활용했다. 실제 파워트레인을 '이피션트'로 택하고 서스펜션과 조향 시스템을 각각 컴포트로 조정하여 주행을 이어갔다. 효율성을 고려한 파워트레인 모드 덕분인지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더라도 출력이 풍부하게 느껴지거나 V8 엔진의 사운드가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우는 현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주행 모드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하나 느껴졌다. 서스펜션의 셋업을 컴포트로 택하다 보니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조율하는 M5의 서스펜션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 것이다. 특히 노면에 따른 충격이 일체된 느낌으로 전해지는 게 아니라 하체와 상체 부분이 따로 노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고급스러운 감성으로 무장한 M5
자유로를 달리며 M5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게 되었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5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M5의 실내 공간은 고성능 모델이라기 보다는 고급스러운 감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물론 M5의 시트는 여느 스포츠 버킷 시트보다도 더욱 견고하고 풍부한 볼륨감과 우수한 홀딩력을 자랑해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다. 다만 대시보드 및 스티어링 휠 등의 가죽 질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자유로의 주행이 어느새 중반을 지나 후반부에 접어들었고 도로 위에 차량은 더욱 한산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단화된 8단 자동 변속기 덕에 낮은 RPM을 유지하며 매끄럽게 도로를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저 멀리, 자유로 주행의 끝을 알리는 통일대교의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잠시 후 통일대교 앞에서 차량을 돌려 도로 한 켠에 차량을 세우고 자유로 주행을 마무리했다.
600마력 슈퍼 세단의 효율성
M5를 세우고 트립 컴퓨터의 수치를 확인했다. 34분 동안 88.7km/h의 평균 속도를 앞세워 총 50km의 주행 거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608마력이라는 강력한 출력으로서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13.5km/L의 평균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인 연비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치였다.
참고로 M5의 효율성을 비교하기 좋은 예로 캐딜락 CTS-V가 떠올랐다. 648마력을 내는 V8 6.2L LT4 엔진을 탑재한 CTS-V는 같은 구간에서 13.1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해 600마력 이상의 세단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효율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따.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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