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해리포터는 호그와트에서 마법을 배웠지만, 인도 해리포터들은 ‘법’을 배운다. 25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에 위치한 국립 법학대학(NUJS)의 ‘해리포터 강의’가 연일 화제다. 강의의 정식 명칭은 ‘판타지 문학과 법: 조앤롤링의 해리포터 세계관(Potterverse)을 중심으로’로 쇼비크 쿠마르 구하 교수가 구상했다.
약 45분의 수업시간 학생들은 해리포터 세계관과 에피소드를 통해 선과 악, 정의, 평등, 자유와 억압 등을 공부한다. 마법사회의 관료주의, 시리우스(죄수 캐릭터)의 무죄, 요정들의 노예화, 늑대 인간, 퀴디치(빗자루를 타고 겨루는 구기 스포츠) 스포츠법, 신문이 어떻게 선전도구로 쓰이는지 등에 대해 토론하며 현실세계에 접목시킨다. 온전히 해리포터 기반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이라면 해리포터 전권을 적어도 2번 이상 읽고 올 것이 요구된다.
쿠마르 교수는 어렵고 따분한 법 공부를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강의를 개설했지만, 단순히 재미에만 그치진 않는다. 교수는 “현재 인도의 정치적 상황은 분열돼 있다. 때문에 나의 정치 성향이 수업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는 부적절하다 생각한다. 학생들이 가치 판단하는데 있어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이라고 전했다. 또 “해리포터를 통해 고민해본 상황을 현실 세계에서 마주하게 될 때, 학생들은 조금 더 창의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강의는 12월부터 시작되지만 이미 40명 정원이 마감된 상태. 학생들은 강의를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 해리포터를 활용한 최초 강의는 해리의 본고장인 영국의 더럼대이지만 이후 미국 예일대, 조지타운대 등에서도 비슷한 수업이 연이어 개설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폐쇄적 사회인 인도에서 해리포터 강의를 시도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전근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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