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계 ‘밀덕’들 중엔 제가 톱 아닐까요.(웃음) 처음 CP님을 만났을 때 ‘잘 찾아오셨습니다’ 했죠.”
정찬은 군대나 총기 등에 관한 마니아를 뜻하는 ‘밀리터리 덕후’(이하 ‘밀덕’)다. 연예계 소문난 ‘밀덕’답게 정찬은 오랜 시간 공부를 통해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자랑했다. 2013년에는 스튜디오 온스타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던 웹예능 ‘아드레날린:번아웃’을 통해 남다른 전문성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절친한 사이인 종군기자 태상호와 손을 잡고 히스토리 채널의 국내 최초 실탄 웹예능 ‘방탄조끼단’에 도전했다. 아직 5개의 에피소드 밖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 ‘방탄조끼단’은 심상치 않은 기세로 웹예능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정찬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아직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저는 지상파 채널에서 20년 넘게 몸을 담아오다 보니 ‘유튜브 조회수 100만’이 어느 정도 가치인지 잘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었어요. 시청률이 30%라고 하면 대박인걸 단번에 알텐데.(웃음) 주변에 물어보니 엄청난 거라고 하더라고요.”
‘밀리터리’라는 다소 마니아틱한 소재로 이 같은 반응을 얻을 것을 예상했냐는 질문에도 정찬은 고개를 저었다.
“사실 처음엔 그런 기대감을 아예 갖질 못했어요. 6년 전에 촬영했던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밀덕’들만 반짝 좋아했던 탓에 크게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었거든요. 그냥 이번에는 소소하고 재미있게 찍어보자는 정도로 시작했었죠.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면서 기대감이 생기더라고요.(웃음) 현지에서도 저희를 많이 도와주시고, 섭외하기 힘든 특수부대 분들이나 총기 등이 등장하니까 ‘잘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밀리터리와 관련한 것들이 흥햇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했는데, 100만 뷰를 기록할 줄은 개인적으로 상상도 못했어요. 많은 분들이 봐 주시니 감사한 거죠.”

실제 실탄을 사용한 실험들을 선보여야 했던 덕분에, ‘방탄조끼단’은 몽골을 비롯한 다양한 총기 소지 허용 국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몽골이 정말 상남자의 나라더라고요. 국토가 워낙 광활하고, 겨울이면 늑대가 나오기도 한다고 해서 놀랐죠. 또 총기 자율도도 굉장히 높았어요. 촬영 시기에는 몽골이 최적지였죠.”
촬영은 모든 안전상의 문제에 완벽하게 대비한 상태로 긴장 속에서 진행됐지만, ‘방탄조끼단’은 예능이라는 결에 맞게 진지함 보다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결합하며 밀리터리 예능의 대중화를 꾀했다. 인기 게임인 ‘배틀 그라운드’ 속 설정들이 현실에서도 가능한지, 실탄을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등의 상상을 뛰어넘는 실험이 그 예다.
“기본적인 아이템이 ‘배틀 그라운드’와 영화 속 설정들에서 비롯된 실질적인 궁금증이었어요. 예를 들어 ‘게임 속에서는 후라이팬이 총알을 막는다던데, 실제로는 가능한가’ 같은 것들이요.(웃음) 총기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궁금증을 실제로 구현해 보고, 제작진의 위트있는 편집이 더해져서 대중성을 띄게 됐죠.”
이번 방송을 통해 배우 정찬 대신 ‘짜니형’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정찬은 이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앞으로 해시태그를 ‘짜니’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짜니형’을 좀 밀어 볼 생각이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대본이나 콘티도 없고, 실험조차 직접 준비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정찬은 “그런 점이 ‘방탄조끼단’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예능들이 ‘리얼’을 표방하지만, 개인적으로 억지스러운 리얼 예능은 싫었어요. 저랑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 면에서 ‘방탄조끼단’은 자의도가 높다는 게 좋았어요. 우리에게 예능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주어진 환경 속에서 실험을 하고 나면 편집을 통해 완성해주시니까요. 재수가 좋았죠.(웃음)”
뜨거운 반응 속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정찬은 “다음 시즌에는 아름다운 폭발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또 한 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밀덕’에서 ‘짜니형’으로 거듭난 정찬의 활약은 지금부터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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