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치면 이제 겨우 1회말이 끝난 거다. 9회말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로 유치원 개혁의 불씨를 당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치원, 유아교육이 정상화되는 날까지 눈을 부릅뜨고 가겠다”고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등 사립유치원 단체가 박 의원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살생부’ 명단에 올려놓을지도 모른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을 이번 정기국회 안에 통과시키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018년 국회 국정감사는 박용진으로 시작해 박용진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치원 비리를 알고서도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속앓이만 했던 학부모들은 “국민들이 박 의원을 지켜줘야 한다”며 지원군을 자처하고 있다. 한동안 맥이 끊어졌던 청문회ㆍ국감 스타가 다시 탄생했다는 얘기도 있다. 1988년 시작된 이른바 ‘5공비리 청문회’의 스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언급하는 사람도 있다.
센 상대와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아서일까. 박 의원은 초선 국회의원이지만 지난 3년간 의정활동 성과가 적지 않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를 바로잡아 올해 상반기에만 1,093억원의 세수를 추가 확보하는 성과도 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등을 배출해 ‘아이돌 사관학교’라 불리는 서울공연예술고교의 학습권 침해 문제도 파헤쳤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 의원은 1997년 대선에서 ‘국민승리21’의 권영길 후보를 도우며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노동당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한동안 진보정치권에 몸 담았다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야권통합 과정에서 지금의 민주당에 합류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